두산그룹 오너 4세들이 23일 두산산업개발이 보유 중인 ㈜두산 지분 7.2%를 전격 매입했다.

이에 따라 계열사 간 맺어진 3개의 순환출자 고리 중 1개가 해소되는 동시에 오너들의 ㈜두산 지분은 높아지게 돼 내년 말까지 추진 중인 ㈜두산의 지주회사 전환 작업은 가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두산 오너 4세 10명은 두산산업개발이 갖고 있는 171만1000주(7.2%)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매입했다.

주당 매입가격은 이날 종가인 5만4000원으로,오너들의 총 매입금액은 92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오너들의 ㈜두산 지분 매입은 '예정된 일'이었다.

㈜두산을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두산그룹은 그동안 계열사 간 형성돼 왔던 △㈜두산→중공업→산업개발→㈜두산 △㈜두산→중공업→엔진→㈜두산 △㈜두산→중공업→인프라코어→㈜두산 등 3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오너들은 작년 7월 이후 두산산업개발이 매도한 ㈜두산 지분을 매입해 지분율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해 왔고,이날 마지막 남은 7.17%마저 매입함으로써 ㈜두산→중공업→산업개발→㈜두산의 1개 순환출자 고리는 완전 해소되게 됐다.

향후 두산 오너들은 남아 있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 두산엔진과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 중인 ㈜두산 지분(8.39%)을 추가로 매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이날 오너와 계열사 간 지분 정리로 ㈜두산의 지주회사 윤곽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계열사 간 순환출자 고리가 완전 해소되면 두산그룹의 지주회사 구도는 '오너일가→㈜두산(지주회사)→두산중공업·삼화왕관·오리콤(자회사)→두산산업개발·두산엔진·두산인프라코어(손자회사)'의 형태가 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특히 ㈜두산은 사업부문과 지주회사부문을 분할해 순수지주회사 형태를 띠는 것보다는 사업과 자회사 관리를 함께 수행하는 사업지주회사 형태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