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주식 92만주(4.97%)가 일본 소프트뱅크의 계열 투자회사 SBI홀딩스에 매각됐다.

매각 가격은 주당 15만2100원가량이며 전체 매각 대금은 1400억원이다.

교보생명 주식이 이처럼 장외에서 대규모로 매매되기는 처음이며 특히 생보사 상장이 임박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가운데 4.97%를 SBI홀딩스에 매각키로 최근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에 지분을 판 사람은 신창재 회장의 사촌인 신인재 필링크 사장과 신 사장의 부친인 신용희씨,신 회장 동생 신문재씨 등 모두 5명이다.

신인재 사장은 보유 중인 8%의 지분 가운데 2%가량을,신용희씨는 5.27% 가운데 1.2%가량을 각각 매각했다.

신 사장은 "특수관계인 5명이 모두 92만주 정도를 SBI홀딩스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신 사장은 "부친(신용희)이 그동안 여러 차례 지분을 팔려고 했지만 상장이 지연돼 여의치 않았다"며 "개인적으로는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만큼 사업자금도 필요하고 해서 지분 일부를 팔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무선인터넷솔루션업체인 필링크를 인수했다.

SBI홀딩스가 인수한 가격은 현재 장외시세(18만원)보다 10%가량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금융계는 교보생명의 순자산가치만 놓고 보면 적지 않은 프리미엄을 받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작년 12월 말 현재 교보생명의 주당 순자산가치는 9만3500원인 점을 감안하면 62%의 프리미엄을 받은 셈이다.

신 사장 역시 "장외시세는 거래 없이 호가만으로 이뤄지고 있어 매각가격을 협상하는 데 기준이 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 지분을 인수한 SBI홀딩스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의 계열 투자회사.최근 일본의 아이오이손해보험사와 공동으로 온라인전문 손보사를 설립키로 하는 등 보험산업에 관심이 높은 회사로 알려졌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SBI홀딩스는 경영에는 관심이 없고 단순한 재무적 투자차원에서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신창재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은 종전 58.02%에서 53.05%로 줄어들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인한 신 회장의 지배주주로서의 영향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신인재 사장도 "특수관계인 5명은 여전히 신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