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라도 된 것 같아요."

브라질 태생의 한국인 안젤라 박(18)이 미국 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대회인 필즈오픈(총상금 120만달러) 1라운드에서 공동선두에 나섰다.

이번 대회 출전선수 중 가장 나이가 어린 박은 23일(한국시간) 미 하와이주 카폴레이 코올리나GC(파72·길이 6519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강한 바람속에서 버디 7개(보기 1개)를 잡아내며 6언더파 66타로 스테이시 프라마나수드(28·미국)와 공동 1위에 올랐다.

66타는 자신의 베스트 스코어(68타)를 2타 경신한 것이다.

생애 처음으로 수십 명의 기자들 앞에 앉은 박은 "타이거 우즈가 된 것 같다.

우즈는 매일 이런 인터뷰를 하지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브라질에서 태어난 뒤 8살 때 미국으로 건너온 박은 아마추어 시절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가 주관한 5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2005년에는 US여자아마추어 챔피언십 4강에 진출하기도 했다.

지난해 아마추어로 크래프트나비스코챔피언십에 출전,공동 15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지난해 4월 프로로 전향해 2부투어인 퓨처스투어에서 16개 대회를 뛰었으나 풀시드를 획득하지 못했다.

결국 '지옥의 레이스'로 불리는 퀄리파잉스쿨에 나가 공동 5위에 오르며 전 경기 출전권을 받았다.

박의 부모(박경욱-이경란)는 브라질에서 옷 수선 일을 하고 있다.

박은 첫 7개홀에서 5개의 버디를 낚는 기염을 토했다.

1,3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뒤 5∼7번홀에서 '3연속 버디'로 치고나갔다.

10번홀에서 드라이버로 친 공이 러프로 간 데 이어 피칭웨지 세컨드샷마저 그린을 오버하면서 보기를 범했지만 14번홀에서 2m 버디를 성공시키고 16번홀에서 7.5m 버디를 추가했다.

박은 "샷을 하면 원하는 방향으로 볼이 갔다.

자신감이 넘쳤고 그린에서는 편안했다"고 경기소감을 밝혔다.

8개 대회만 더 뛰면 명예의 전당 멤버가 되는 박세리(30·CJ)는 이날 아이언샷이 호조를 보이면서 5언더파 67타로 선두에 1타 뒤진 단독 3위에 랭크됐다.

장정(27·기업은행)과 이지영(22·하이마트)이 3언더파 69타로 공동 6위,김영(27·신세계)과 지난해 퓨처스투어 상금랭킹 1위 김송희(18)가 2언더파 70타로 공동 10위에 올라 '톱10'에 7명이 들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