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에 있는 한 고등학교가 학생들에게 완벽한 살인 계획을 세워오라는 숙제를 냈다가 한 학부모의 반발로 사과했다고 뉴질랜드 언론들이 2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클랜드 동부지역에 있는 호윅 고등학교의 한 반에서 학생들에게 자신을 살인자로 가정하고 피해자를 살해한 뒤 시체를 유기하는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살인 계획을 작성해 제출하라는 숙제를 냈다.

이에 한 학생의 부모가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학교 측에 해명을 요구했다.

이 부모는 텔레비전 방송에까지 나와 아들(14)에게 그 따위 숙제를 하지 말도록 지시했다며 흥분했다.

문제가 학교 밖으로 불거져나가자 빌 디메리 교장은 숙제의 목적은 학생들로 하여금 여성 살인자가 냉동된 양의 다리로 남편을 살해하는 장면이 나오는 어떤 소설을 읽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하지만 그런 숙제를 낸 게 결과적으로 잘못된 판단이었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숙제의 의도는 사람들과 그들의 행동, 그리고 그 같은 행위가 나오게 된 동기 등에 대해 학생들이 생각해보도록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그런 숙제를 낸 교사를 이해할 수 있다"고 변호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교사가 다소 과감하게 그런 숙제를 냈던 것"이라며 많은 학생들은 모두 숙제를 완성해서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학생의 부모가 문제를 삼자 교사가 즉각 사과했다고 강조하면서 어린 학생들에게 살인 계획을 세워오라는 숙제는 내지 말았어야한다고 덧붙였다.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ko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