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예상치 충족..서비스업 강세 영향

4분기 수출 2년여만에 첫 감소..주 엔진 비상등 켜져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대로 5.0%를 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4.4분기 경기 조정폭이 생각보다 크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한국 경제의 주 엔진으로 작동하던 수출 부문이 2년여 만에 처음으로 전분기 대비 감소세를 기록함에 따라 향후 경기 전망에 비상등이 켜졌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6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직전분기 대비 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은이 지난해 12월 내놓은 예상치인 0.7%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직전분기 대비 GDP 성장률은 2005년 3분기와 4분기 각각 1.6%로 고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1분기 1.2%, 2분기 0.8%, 3분기 1.1%였다.

지난해 하반기로 들어서면서 경기가 본격 하강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일부 민간 연구소의 지적은 빗나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이광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4분기는 경기가 장기추세선보다 조금 아래쪽에 위치해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연간 경제성장률은 5.0%로 한은이 2005년 말 제시했던 전망치를 달성됐다.

제조업은 연간 기준 8.3% 성장해 2005년의 7.0% 대비 강세를 보였으며 설비투자도 7.5%로 2005년의 5.1% 대비 상승세였다.

건설투자는 민간부문의 약세로 0.1% 감소했다.

한국경제가 예상했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고 비교적 완만한 조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은 서비스업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4분기 서비스업은 전분기 대비 1.1% 증가해 지난해 1분기의 1.3%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제조업과 건설업은 1.2%. 0.6%로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다.

실제로 제조업의 GDP 성장 기여도는 전분기 0.7%포인트에서 0.2%포인트로 하락한 반면 서비스의 성장기여도는 0.3%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상승했다.

지출 측면에서 민간소비는 해외소비가 늘어나면서 0.8% 증가해 성장세가 다소 확대됐다.

설비투자는 0.1%로 전분기의 3.5%에 비해 크게 감소했으며 건설투자도 소폭 둔화됐다.

그러나 한국경제의 성장 엔진으로 작동했던 수출 부문에서는 경고등이 들어왔다는 점에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4분기 수출은 1.0% 줄어들어 2004년 3분기(-0.4%)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감소폭은 2001년 2분기의 -5.4% 이후 가장 컸다
연간기준 수출 증가율은 13.0%로 2005년 말에 제시했던 예상치인 10.8%에 비해 높았지만 연말로 접어들면서 둔화 기미가 점차 확연해지고 있는 것이다.

한은 이광준 국장은 "환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4분기 수출이 다소 약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올해에도 수출은 한은의 예상대로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서비스업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올해도 체감경기 회복이 두드러질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한편 4분기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 무역손실은 16조3천523억원으로 직전분기의 18조8천208억원에 비해 다소 줄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대비 2.4% 증가해 2002년 1분기 대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유가가 하락하고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면서 실질 구매력이 늘어났다고 해석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spee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