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6차 협상이 시작된 15일 서울 신라호텔 주변에서는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연쇄 시위가 벌어지면서 시위대와 경찰의 가벼운 충돌이 발생했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신라호텔 앞에서 FTA협상 중단을 촉구하며 전원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이날 오전 11시께 신라호텔 맞은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협상 마감시한이 다가옴에 따라 고위급 밀실회담을 통해 `묻지마 체결' 방식으로 FTA를 타결하려 한다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의사ㆍ한의대생으로 구성된 한미FTA저지 한의계 공동대책위원회도 오전 11시 40분 기자회견을 통해 한의사 시장 개방 반대 의견을 밝힌 뒤 `한미FTA'에 사약을 내리는 내용의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후 범국본 대표단이 단식농성중인 민노당 의원들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경찰의 통행 저지에 반발해 5분여 동안 가벼운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으나 큰 충돌은 없었다.

범국본은 이날 낮 서울시내 지하철역과 대학로를 중심으로 선전전을 벌인 뒤 오후 6시 신라호텔 앞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한다.

권영길ㆍ노회찬ㆍ심상정 의원 등 민주노동당 의원 9명은 이날 오전 10시 신라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졸속적으로, 미국에 치우치게 추진해온 FTA협상을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하며 전원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심상정 의원은 "대통령이 국민의 시선을 개헌논란에 붙잡아 놓고 이면에서는 미국에 백기 투항하듯이 FTA협상을 체결할 수 있다.

얻는 것은 없고 잃을 것만 많은 협상을 그만둬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노당 의원들은 당초 신라호텔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으나 경찰의 저지로 출입이 차단되자 항의하는 과정에서 언쟁이 생겼다.

문성현 민노당 대표는 "기자회견은 경찰의 허가가 필요없는 사안인데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정당한 활동을 무슨 근거로 제약하는 지 모르겠다"며 "한명숙 총리를 비롯한 정부의 책임 있는 사과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1만명 정도가 집결하는 `한미FTA저지 범국민궐기대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범국본의 집회를 모두 불허한 경찰과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

경찰에 따르면 범국본에 집회금지를 통고한 데 대해 민주노동당은 16일 대학로에서 `한미 FTA, 광우병 쇠고기 수입 저지를 위한 민노당원 결의대회'를 개최하겠다고 혜화경찰서에 신고했다.

혜화서 관계자는 "작년 12월 6일 제3차 FTA저지 범국민대회의 경우처럼 민노당 결의대회가 범국본의 집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지만 집시법상 민노당의 집회를 금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밖에 16일 FTA저지 4대 종단 기도회, 17일 FTA저지 농민결의대회, 18일 전국 100여 곳의 홍보전, 19일 6차 협상에 대한 범국본 입장발표 기자 회견 등이 예정돼 있어 이번 주 내내 한미FTA를 둘러싼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경찰은 15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신라호텔 안팎에 전ㆍ의경 2천여명을 배치해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차대운 기자 noanoa@yna.co.krsetuz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