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2000년을 기점으로 해서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사회에서 7% 이상 차지하는 '고령화사회'(Aging Society)로 진입했다.

2018년에는 노인 인구가 14% 이상으로 고령사회(Aged Society)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인구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하지만 고령사회에 대비한 사람들의 노후 준비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HSBC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84%가 노후생활을 위한 정보를 찾아본 적이 없고,90%가 은퇴 준비를 위해 전문가와 상담해본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만으로는 부족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연령은 2000년 75.8세였다.

하지만 2005년에는 77.9세,2010년 78.7세로 높아진 데 이어 2020년에는 80세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은퇴 연령을 60세로 잡아도 평균 20년을 더 산다는 얘기다.

평균수명 이상 사는 사람들도 많을테니 은퇴 이후 30년 정도 더 살 것으로 생각하고 노후를 대비하는 것이 좋다.

노후 대비를 위해 국가가 만든 제도가 국민연금이다.

이 제도는 2008년이면 도입 20주년을 맞게 된다.

국민연금의 정규 수혜자가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기금고갈 우려 때문에 지급액이 줄어들고 있는 국민연금만 믿어서는 노후를 제대로 준비할 수가 없다.

좀더 능동적으로 노후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은행 예금만으로는 노후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최근 들어 금리가 오르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연 5% 이하의 저금리이기 때문에 돈을 불리기가 어렵다.

물가상승률과 세금을 빼고 난 뒤 실질이자는 매우 적기 때문에 저축수단으로서의 매력은 이미 크게 떨어진 상태다.

적립식 펀드와 변액보험과 같은 투자성 금융상품이 떠오른 이유는 저축상품의 저금리 때문이다.

실적형 금융상품인 펀드는 주식형과 채권형,혼합형,부동산,선박 등 투자 대상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보험상품 가운데서는 위험보장에다 투자 기능까지 갖춘 변액보험이 노후준비를 위한 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퇴직연금 제도는 고령화사회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매월 일정액을 특정 금융회사에 10년 이상 적립할 경우 55세부터 연금 형태로 돈을 받을 수 있다.

기존의 퇴직금제도와 퇴직보험제도에 비해서는 다양하게 자산을 운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역모기지도 훌륭한 노후상품

아파트 한 채 이외에 별다른 재산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은 역모기지론을 활용하면 노후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집을 담보로 맡긴 뒤 매달 일정액을 연금식으로 받는 금융상품이 바로 역모기지론이다.

우리나라에서 역모기지는 1995년 도입됐으나 판매가 부진해 중단됐다.

이후 2004년 5월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을 시작으로 농협 등이 역모기지 상품을 판매해왔다.

하지만 은행들이 내놓은 역모기지 상품은 대출 기간이 15년 이내로 제한된 데다 대출금액도 한정돼 있기 때문에 노인층의 노후보장을 위한 진정한 역모기지론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올해 하반기에 세제혜택 등을 부여하는 새로운 역모기지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정부가 제시한 역모기지는 사망할 때까지 연금처럼 지급받을 수 있는 종신지급 방식의 역모기지론이다.

주택금융공사에서 공적보증을 해주기 때문에 금융회사들은 주택가격 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

역모기지론 대상 주택은 공시가격 6억원 이하로 만 65세 이상 부부가 신청할 수 있다.

예컨대 감정가 6억원짜리 집을 만 70세에 맡길 경우 매달 198만원을 받을 수 있다.

감정가 3억원짜리 집을 갖고 있는 노인이 역모기지론을 이용할 경우 가입연령에 따라 월 수령액이 △65세 93만원 △68세 107만원 △70세 118만원 등으로 차이가 생긴다.

월 수령액은 5년마다 집값 재평가를 통해 재조정된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