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앞을 내다본 제너럴모터스 사장 알프레드 슬론,명확한 정체성으로 영국을 이끈 카리스마의 여인 마거릿 대처,새로운 고등교육의 선구자 로버트 허친스,교회 정신을 재발견한 지도자 교황 요한 23세,약자의 입장에서 대중을 일깨운 리더 마틴 루터 킹….

'통찰과 포용'(하워드 가드너 지음,송기동 옮김,북스넛)은 이들처럼 뛰어난 성과를 보여준 인물 21명의 리더십 원리를 분석한 역작.부제 '불세출의 리더는 어떤 마인드를 품는가'처럼 그들의 내면적인 자질에 렌즈를 들이댄 책이다.

저자는 하버드대 교육심리학과 교수이자 보스턴 의과대학 신경학과 교수.창조적 거장들의 내면을 분석한 '열정과 기질'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는 다중지능론의 창시자다.

그는 이 책에서 "리더란 많은 사람들의 사고와 감정,행동에 의미심장한 영향을 미치는 개인"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누구에게나 리더십은 있으며 다만 그 영향력의 크기가 문제라는 것.어느 중소기업 사장의 리더십과 수억의 인도 민중을 이끈 간디의 리더십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진정한 리더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대중 앞에서 '이야기'를 펼쳐놓는데,그 이야기들은 주로 정체성에 관해 창조해낸 것들"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간디뿐만 아니라 대처,아인슈타인 등의 영향력은 '그만의 독특한 이야기'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또 리더가 전문가들에게 전달하는 이야기는 정교하게 구성된 것이어야 하지만,이질적이고 다양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대중을 상대할 경우에는 간단하고 명료해야 한다고 알려준다.

그는 이를 "다섯 살 난 아이의 마음처럼 '교육받지 않은 마음'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쉬워야 한다"고 표현한다.

그래서 리더는 훌륭한 스토리텔러(storyteller:이야기 전달자)가 되어야 하며 자신의 삶에서 그 이야기를 실천하고 실현시키는 일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

그는 또 리더십을 결정하는 6가지 불변의 상수(이야기.청중.조직.실천.직접적이고 간접적인 리더십.전문지식)를 늘 인식하라며 '리더십의 본질적 특성을 기억하고,새로운 시대적 추세를 예측.대처하며,리더십의 역기능과 부작용에 대한 준비를 소홀히 말라'는 주문도 덧붙인다.

이 책은 20세기의 가장 흥미로운 인물 21명을 통해 "리더는 훌륭한 스토리텔러이자 비전을 제시하고 이야기를 실천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각각의 평전적 장점까지 결합시켜 드라마틱하게 전해준다.

600쪽,2만80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