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취급하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가 한달 새 1조3천억원 이상 늘어나며 7조원대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증권사들이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투자회사(투자은행)로 변신을 서두르는 가운데 잠재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주요 전략으로 CMA 영업을 앞다퉈 강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CMA 잔고는 10월 말 현재 총 6조7천942억원으로 9월 말의 5조4천683억원에 비해 한 달새 24.2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CMA 계좌수는 121만9천개로 전달의 109만개보다 11.83% 늘어났다.

현재 CMA 영업을 하고 있는 증권사는 동양종금, 한국투자, 현대, 우리투자, 한화, 미래에셋, 대신, 삼성, SK, 대한투자, 교보, CJ투자, 푸르덴셜 등 13개사다.

이 중 CMA 잔고가 가장 빠르게 늘고 있는 곳은 지난 9월 도입한 '오토머니백(AMB)' 서비스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우리투자증권으로 9월 말 2천609억원에 머물던 CMA 잔고가 10월 말 5천248억원으로 한달 새 배 이상 급증했다.

오토머니백은 주식계좌에 남아 있는 유휴자금(고객예탁금)을 자동으로 CMA계좌에 연계해 머니마켓펀드(MMF)나 환매조건부채권(RP)에 투자한후 수익을 돌려주는 신상품이다.

잔고 1위는 동양종금증권(2조5천170억원)이며, 한국투자증권(1조6천109억원)과 현대증권(7천949억원)이 뒤를 쫓고 있다.

증권사마다 주식담보대출(한화증권), 선불제교통카드(현대증권) 등 다양한 서비스를 결합한 차별화된 상품 전략으로 고객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삼성증권은 항공마일리지, 소득공제혜택 등 체크카드 기능을 결합한 CMA 상품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종양종금증권 등도 CMA체크카드를 출시를 준비 중에 있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증권사들의 CMA 잔고는 이달 말 7조원을 넘어서 고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급여이체계좌의 이탈을 우려하는 은행권과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는 것은 물론 일각에선 증권사들의 경쟁 과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CMA 영업은 아직 초기 단계여서 각종 비용을 감안하면 당장은 이익은 크지 않고 일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앞으로 고품질의 선진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위한 고객 기반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볼 때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무엇보다 고객들에게 이득"이라고 밝혔다.

한편 2004년 말부터 증권사들이 본격적으로 취급하기 시작한 CMA는 은행 보통예금처럼 결제 및 수시입출금 갖추고 있으면서 이자가 거의 없는 은행 예금과 달리 MMF나 RP, 국공채, 기업어음(CP) 등의 단기상품에 투자해 연 3~4%의 운용실적을 이자로 지급한다.

또 투자 대상과 상품 특성에 따라 예금자 보호가 되는 종금사형(종금CMA), 실적배당형인 MMF형, 확정금리형인 RP형 등 3가지로 구분된다.

현재 증권사 CMA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RP형으로 10월 말 잔고는 3조5천32억원으로 전달보다 31% 늘어났으며, 현대, 한화, 미래에셋, 대신, SK, 대한투자에서 취급하고 있다.

삼성, 교보, CJ투자, 푸르덴셜에서 취합하는 MMF형은 잔고가 6천91억원으로 가장 작지만 전달 대비 119%의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종금CMA 잔고는 2조6천819억원으로 7% 가량 늘어났다.

우리투자증권은 종금CMA와 MMF형을 함께 취급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