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을 겨냥한 스팸 메시지와 바이러스 공격이 기승을 부리면서 휴대폰 이용자들이 애를 먹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주요 보안 회사들은 휴대폰용 보안 소프트웨어를 잇따라 내놓고 이동통신회사들도 휴대폰 보안 강화 조치에 가세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E-사보타주가 휴대전화로 옮아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휴대폰 보안문제와 관련 기업들의 대처 노력을 소개했다.

휴대폰에 대한 E-사보타주

스팸 메시지가 올 때마다 울려대는 소리는 휴대폰 이용자들에게 너무나 귀찮은 존재다.

직장에서 시간을 다퉈가며 바쁘게 일하고 있을 때나 밤늦은 시간 잠자리에 들었을 때는 화가 날 정도다.

조사회사 페리스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휴대폰 스팸 메시지는 8억개에 달해 지난해 5억개보다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스팸 메시지는 휴대폰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빼내는 도구로 악용되기도 한다.

인터넷 데이트 기회를 준다는 등의 스팸 메시지를 보내 이를 본 휴대폰 이용자가 해당 홈페이지에 접속해 자신의 신상정보를 등록하게 만드는 것이다.

휴대폰에 대한 E-사보타주는 스팸 메시지에 그치지 않는다.

컴퓨터에서 흔한 바이러스가 휴대폰에 침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휴대폰을 망가뜨리는 바이러스도 있고 통화내용을 엿듣는 스파이웨어도 있다.

WSJ는 휴대폰을 노리는 모바일 바이러스 종류가 컴퓨터 바이러스의 600분의 1수준으로 아직까지는 초기 단계이지만 최근 들어 그 종류가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안 소프트웨어 잇따라 출시

바이러스와 스파이웨어 등을 퇴치할 수 있는 휴대폰용 보안 소프트웨어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시만텍은 이달 초 모바일 안티바이러스를 선보였다.

이 소프트웨어는 정해진 시간마다 자동으로 휴대폰을 스캔하고 의심스러운 메시지는 즉시 처리한다.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가격은 27.95달러.

지난달엔 맥아피가 바이러스스캔 모바일이란 소프트웨어의 새 버전을 내놨다.

이것은 자사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는 휴대폰 종류를 종전 버전에 비해 크게 확대한 것이다.

맥아피 제품은 휴대폰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는 파일이 작동하기 전에 찾아내 없애준다.

1년 사용료가 29.99달러다.

핀란드 헬싱키에 있는 보안 회사인 F-시큐어는 조만간 새로운 안티바이러스와 방화벽 소프트웨어를 출시할 예정이다.

방화벽 소프트웨어는 휴대폰 사용자가 원하는 보안 수준을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WSJ는 이런 소프트웨어들이 휴대폰의 메모리 용량을 많이 잡아먹어 성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보안 회사들이 이같은 단점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전했다.

이동통신회사도 가세

이동통신회사들도 보안 강화에 나서고 있다.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스와 보다폰 그룹의 합작사인 버라이존 와이어리스는 지난달 자사 가입자 수만명에게 스팸 메시지를 무단으로 보낸 업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가입자들을 스팸 메시지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법적 대응에 착수한 것이다.

AT&T와 벨사우스의 합작사인 싱귤러 와이어리스는 자사 고객을 위해 안티바이러스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스프린트 넥스텔은 자사 네트워크의 필터링 기술을 보완하고 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