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국내외 경기회복과 기업실적 개선,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내년에 코스피지수가 1,600선을 넘어설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들은 국내 경제가 내년 1.4분기 이후 회복국면에 들어서고 상장사들의 이익이 올해에 비해 15%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면서 내년 주식시장이 올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호황을 누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작년과 같은 가파른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연간 기대수익률을 15% 수준에 맞추는 것이 적절하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5일 조언했다.

◆증권사, 내년 코스피지수 고점 1,580~1,650선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과 대신증권, 동양종금증권, 우리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한화증권 등 6개 증권사는 내년 코스피지수 고점으로 1,580~1,650선을 제시했다.

이들이 제시한 내년 코스피지수 저점은 1,250~1,300선으로 올해에 비해 지수 하단과 상단이 모두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대신증권은 내년 코스피지수가 1,250~1,650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익 대신경제연구소 사장은 "국내 경제가 내년 하반기부터 회복 국면에 돌입해 연간 4.5%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상장사들의 이익도 15%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이어 "외국인의 매도세가 일단락되고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되는 것도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내년 국내 경제가 1.4분기에 저점을 기록한 뒤 4% 후반대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스피지수 전망치로 1,300~1,650선을 제시했다.

이 증권사는 올해 3.4분기부터 시작된 기업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져 내년 상장사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22.1%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 매도 일단락" VS "15조원 추가 매도"

미래에셋증권도 한국 및 미국경제가 내년부터 완만한 회복국면에 들어서고 외국인 매도세도 일단락됨에 따라 대세상승 기조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수 전망치로 1,300~1,600선을 제시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시장에 대한 글로벌펀드의 '초과편입'이 이제 '시장비중'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외국인 매도공세는 이제 큰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한화증권은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더라도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하면서 내년 코스피지수가 1,300~1,650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내년에도 외국인은 과도한 투자비중을 정상화하는 차원에서 15조원이 넘는 한국 주식을 내다팔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경기와 기업이익이 개선 추세를 보임에 따라 주식시장은 별다른 충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동양종금증권도 국내 경기가 1.4분기에 상승 반전으로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내년 코스피지수 고점으로 1,650선을 제시했다.

그나마 가장 보수적인 전망치를 제시한 곳은 현대증권으로 내년 코스피지수가 1,300~1,580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 증권사는 경기회복에 의존한 강한 주가상승보다는 세계경제의 꾸준한 확장세에 힘입은 안정적인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기대수익률 15% 수준이 적정"

증권사들은 내년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겠지만 급등장세를 기대하긴 어렵다며 15% 수준에서 목표수익률을 잡는 게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화증권의 이 센터장은 "작년과 같은 가파른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내년에는 기대수익률을 15%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 적정하다"고 조언했다.

대신경제연구소의 김 사장은 "주식시장은 1.4분기에 강세를 보이다가 2.4분기와 3.4분기 초에 조정을 받은 뒤 오름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원화강세를 감안해 수출주보다는 내수회복 수혜주인 내수 우량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