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다우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12,000을 넘어서면서 국내 증시도 랠리에 시동을 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요 해외 증시의 동반 강세가 한국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감이 적지 않다.

뉴욕증시 상승영향으로 20일 코스피지수도 1360을 넘어섰다.

주요 기업의 실적이 2분기를 바닥으로 호전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북핵 위기에 따른 불안감과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세 둔화,외국인의 추세적 매도 등 걸림돌이 많아 증시가 당분간 박스권을 넘어서기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해외 덕 볼까

중국 상하이지수는 올 들어 지난 19일까지 54.4% 급등했다.

러시아(45.6%) 인도(35.4%) 홍콩(20.9%) 프랑스(13.7%) 독일(14.2%) 등도 주가가 고공행진을 보였다.

미국의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감 완화,경기 연착륙 기대감,기업 실적 개선 등이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올 상반기 내내 문제가 됐던 인플레 우려는 금리 동결과 유가 등 원자재가격 안정세로 진정됐다는 분석이다.

부동산경기도 9월을 바닥으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어 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한결 높아진 상황이다.

이런 미국 증시의 '훈풍'이 국내에도 불어올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요섭 대우증권 연구원은 "2002년과 2003년 북핵위기가 부각됐을 당시에도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와 연동해 상승 흐름에 동참했었다"며 "북핵 변수로 인해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가 해외 증시와 역차별이 나타났지만 다우지수의 12,000선 돌파를 계기로 해외 증시와 연동해 상승 반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의 이익 모멘텀과 내년 1분기를 저점으로 경기가 상승세로 접어들 것이란 기대가 있다"며 올 연말 코스피지수 목표치로 1520∼1540선을 제시했다.

강문성 한국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등 주요 기술주 실적이 4분기에 더 좋아질 전망이며 원·달러와 원·엔 등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낮은 상황"이라며 "지정학적 위기로 해외 증시 랠리에 동참하지 못한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급 좋지 않아 본격적 상승은 어려워

하지만 본격적인 상승국면이 전개되기에는 걸림돌이 많다는 지적이다.

우선 수급 상황이 좋지 않다.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지난 16∼17일 이틀 동안 700억원 이상 감소하는 등 거치식 위주로 일부 환매가 일어났다.

기관의 매수 여력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

최근 7일 연속 순매도 중인 외국인도 부담이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우지수가 12,000선을 넘었지만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수급 상황을 고려하면 상승 여력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도 "뉴욕증시의 강세가 꾸준히 반영은 되겠지만 북한 핵 변수와 수급 기반 약화,3분기 실적장세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 현실을 볼 때 제한적인 등락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비중이 24%에 달하는 전기전자 업종을 외국인들이 집중 매도하고 있는 것도 지수의 추가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기술적 반등은 있겠지만 당분간 박스권에서 횡보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