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급락 이후 빠른 속도로 기술적 반등세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코스피지수는 1350 포인트 대에서 진퇴양난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충격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진단이다.

추가상승을 견인할 뚜렷한 모멘텀이 부각되지 않고 있으며 특히 추가상승에 대한 기술적 부담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20일 굿모닝신한증권은 북한이 핵실험 의지를 선언하기 직전 코스피지수대였던 1370선까지 남아있는 20 포인트가 큰 심리적 압박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굿모닝 김중현 연구원은 "심리적 요인들 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수급 변수도 기술적 반등 이후에 시장 탄력을 둔화시키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핵실험 이후 수급과 관련 가장 주목받았던 주식형 펀드에서 대량의 펀드환매 사태가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일부 제한적이나마 환매 움직임이 발생해 이번주 들어 국내 기관의 매수 여력을 크게 제한시켰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원은 또 "외국인의 경우 월간 기준으로 6개월만에 소폭 매수 우위로 돌아서고 있으나 시가총액 비중이 24%에 이르는 IT주에 대해서는 집중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외국인 매매가 지수 상승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국내기관의 매매 스탠스가 중립 혹은 제한적인 매수 우위를 이어갈 경우 국내증시의 흐름을 좌우하는 열쇠는 외국인이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의 매도세가 몰리고 있는 IT주에 대한 시각의 변화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단기적 관점에서는 차별화된 주가 흐름이 더 뚜렷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중국 공상은행 기업공개(IPO) 완료 이후로 외국인이 매수세가 재개되고 있는 은행주와 건설주 그리고 국제유가 하락세에 힘입은 운송관련주들의 메리트가 여전히 돋보인다"고 조언했다.

키움증권 전지원 연구원도 코스피 지수의 답답한 정체흐름을 두고 기술적 부담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수급적 측면에서 급격한 상승 추세로 복귀할 가능성은 낮고 외국인 순매수 전환의 신호 또한 포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 연구원은 "상승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시장베이시스 상승에 따른 프로그램 매수 유입이 필요한 때이나 사상 최고치 수준의 매수차익잔고를 고려하면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다소 부정적인 관측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미국 증시 결과에 따른 선물가격 추이에 대한 관심이 요구되며 다우존스 지수의 사상 최고치 경신행진 여부도 단기 투자심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주말에 대한 부담과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관망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매수 타이밍을 시장에너지가 회복되는 시점 이후로 미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유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