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용 부회장 "미진출시장 적극 개척해야"

"브릭스(BRICs)와 입사(IBSA) 등 이머징 마켓에 눈을 돌려라"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시장 국가를 겨냥해 고급 브랜드 이미지 구축과 마케팅을 확대하는 등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품질과 기술, 특허, 디자인 등 경영의 모든 부분에서 '글로벌 초일류기업'을 지향하는 삼성전자가 지구촌의 모든 시장에서 글로벌 브랜드의 위상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윤종용 부회장도 지난 2일 월례사에서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는 작지만 성장 가능성이 있는 미진출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하고 나섰다.

윤 부회장은 월례사에서 2003년 8천만달러에서 올해 2억달러 매출 돌파가 예상되는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등 발틱3국의 사례를 언급하며 "삼성전자가 이들 국가에서 프리미엄 제품의 노출도를 높이고 스포츠 마케팅을 적극 전개하는 등 체계적인 마케팅 전략을 통해 연간 30% 이상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처럼 경쟁사가 주력하지 않고 성장잠재력이 높은 미개척 시장이 아직도 많이 있다"면서 "기존 시장보다 훨씬 적은 자원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이러한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이들 '브릭스'와 '입사' 국가뿐 아니라 세계 각 지역의 미개척국가에 대한 공략에 나서 상당수 국가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의 경우 '보르도'를 앞세운 LCD TV, 핸드폰, 모니터 등이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동남아에서도 TV, 휴대폰, 양문형냉장고 등 주요 제품이 대부분의 국가에서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칠레에서는 2004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관세가 폐지됨에 따라 시장공략을 강화해 올해 상반기 핸드폰, 모니터, 세탁기, TV, 캠코더 등 10개 제품이 판매 1위를 차지했으며, 브라질에서도 올해 목표 대비 10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중이다.

삼성전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현재 5억달러 수준의 연간 매출액을 2010년에는 10억달러대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올해 라고스 국제공항에 PDP TV 65대를 기증하는 등의 마케팅을 통해 작년보다 80% 가량 많은 1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현지지점 직원도 작년 1명에서 올해 10명으로 늘렸다.

삼성전자는 이 밖에 싱가포르 삼성허브에 새로 입주한 동남아총괄이 동남아 국가별 현지 딜러쇼를 벌이는 등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판매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러시아와 오일달러 부국으로 부상중인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에서도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윤 부회장은 미국 경제주간지 '배런스(Barron's)' 최근호와의 인터뷰에서 "전체 휴대전화 시장에서 중고가는 30%, 저가 시장은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저가 시장의 상당 부분은 이머징 마켓의 성장에서 기인하고 있다"며 "이머징 마켓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따라서 이 시장에 주력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는 저가 시장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며 "그러나 50달러짜리 휴대전화는 판매하지 않고 이보다 높은 평균 판매가인 100달러 이하의 휴대전화를 판매할 것이며, 이는 다른 휴대전화 업체들보다 더 높은 판매가격의 제품을 출시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aup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