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호가 당한 수모를 베어벡호가 되갚는다'

'3기 베어벡호' 30명의 태극전사들이 8일 오후 8시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9월 현재)이자 2006 독일월드컵 16강 진출국인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를 상대로 평가전을 벌인다.

이번 평가전은 지난 6월4일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가나와 치렀던 친선전(1-3패)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11일 예정된 시리아와 2007 아시안컵 예선전을 앞둔 축구대표팀의 실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지난 6월 태극호 수석코치 신분으로 가나와 평가전에 나섰던 핌 베어벡 감독은 무려 3골이나 내주는 답답한 경기 운영 속에 이을용(서울)의 중거리포로 겨우 '0패'를 모면하는 안타까운 순간을 지켜봤다.

대표팀은 특히 가나에 중원을 완전히 압도당하면서 제대로 된 공격기회를 잡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면서 월드컵 본선 첫 경기를 앞두고 국내 팬들에 큰 실망을 안겨주기도 했다.

3개월 여가 흐른 지금 태극호 사령탑이 된 베어벡 감독은 데뷔전이었던 지난 8월16일 대만과 아시안컵 예선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3경기 연속무패(2승1무)의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승리전략을 만들어가고 있다.

베어벡 감독이 사령탑 데뷔 이후 FIFA 랭킹이 가장 높은 가나를 상대로 어떤 전술을 펼쳐 보일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베어벡 감독은 가나 및 시리아전을 대비해 부상 중인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제외한 해외파 를 모두 호출해 최강의 베스트 11을 꾸리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고,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 나설 젊은피도 대거 소집해 가나전부터 신구(新舊)조화를 이뤄나가면서 자연스런 세대교체를 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가나에는 마이클 에시엔(첼시), 설리 알리 문타리, 아사모아 기안(이상 우디네세), 에릭 아도(에인트호벤), 스티븐 아피아(페네르바체) 등 지난 6월 평가전에서 한국을 격침했던 정상급 멤버들이 그대로 포진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한국은 가나전 당시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았던 박지성이 발목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던 안정환과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섰던 박주영(서울)이 소집되지 않는 등 전력 면에선 '마이너스' 상태다.

또 왼쪽 윙백인 이영표(토튼햄)의 발목이 좋지 않은 게 아쉽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베어벡호 출범 이후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정조국(서울)과 설기현(레딩)의 공격력이 가나를 상대로 빛을 발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