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지각생에게 최고 200대의 체벌을 가해 물의를 빚은 데 이어 또 다른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지각을 이유로 학생을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과잉체벌'이 잇따르고 있다.

29일 대구 K고등학교와 피해학생에 따르면 전날 오전 이 학교 3학년 담임 A(43) 교사가 자신의 반 학생 C(18)군이 1교시 수업에 7분 가량 지각했다며 손으로 목 뒷부분을 30여대가량 때렸다.

C군은 이후 인근 병원에서 목 관절과 인대의 염좌 등으로 전치 3주 진단을 받아 탈착식 깁스를 했고, C군의 부모는 도가 지나쳤다며 경찰에 고소할 뜻까지 밝혀 체벌 문제가 또다시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최근 교육인적자원부가 학교 체벌금지 법제화를 추진하는 등 체벌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와중에도 유사한 사건이 잇따르자 교육당국의 대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지난 17일 지각한 고3 수험생 2명에게 100~200대씩의 체벌을 가해 물의를 빚은 대구 O고등학교 박모(35) 교사를 파면하고 해당 학교장에게 정직처분을 하는 등 관련자들을 징계했다.

이어 24일에는 일선학교 교장과 교육전문직들이 모인 가운데 연수와 자정결의대회를 실시, "강제이발과 과잉체벌 등 학생 인권침해적 학생생활지도에서 선도 위주의 학생생활지도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히고 학생인권신장을 위한 TF팀을 구성.운영키로 하는 등 종합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개학한 지 일주일 만에 또다시 과잉 체벌 문제가 불거지자 관련 대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학부모단체인 참교육학부모회 대구지부 관계자는 "교단에서 이러한 일이 공공연하게 일어나는 것은 폭력이나 다름없는 체벌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결과를 낳는다"며 "해당교사에 검찰의 수사, 교원평가제 실시 등 보다 강력하고 단호한 조치를 통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2학기 장학지도의 목표를 학생 체벌 문제에 비중을 두고 신경을 썼는데 또다시 물의를 빚게 돼 송구스럽다"며 "진상 조사를 통해 해당 교사의 과잉체벌이 확인되면 단호하게 징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구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ms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