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다각화의 신호탄인가.

아니면 고유가의 파고를 넘기 위한 고육책인가.

운송물류사업 외길을 걸어온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향후 행보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업 또는 지분 인수전에 좀처럼 나서지 않았던 대한항공이 최근 에쓰오일 자사주(28.4%)에 대한 인수관심 표명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인수전 참여에 대해 업계는 대체로 '의외'라는 반응이다.

일각에선 2조5000억원 이상이 필요한 에쓰오일 지분 인수전 참여를 조 회장의 사업다각화 의도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동안 보수적인 색채를 보여온 그의 경영스타일이 공격적으로 변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들은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조 회장 역시 임원회의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언급을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에쓰오일 지분 인수는 고유가라는 불가항력적인 경영환경을 능동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대한항공 측 설명이다.

"올해 항공유 구입에 드는 비용이 지난해보다 4000억원 이상 늘어난 2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사실상 처음으로 기업 지분 인수전에 뛰어든 조 회장이 롯데그룹 대림산업 STX그룹 등과의 경쟁에서 어떤 전략을 내놓고 '고유가 고육책'을 성공시킬지 주목되고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