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적발된 항공기 테러 음모는 9.11 테러 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됐다고 영국 데일리 메일 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파키스탄 고위 정보관리들의 말을 인용, 테러범들이 9.11 5주년을 맞아 대서양 상공에서 항공기 여러 대를 동시 다발적으로 폭파하는 계획을 세웠으나 미숙한 탓에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고 전했다.

정보관리들은 또 파키스탄에 억류 중인 테러 용의자 중 다수가 책을 통해 무기를 다루는 법과 폭탄을 제조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한 고위 정보관리는 "그들이 테러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어느 단계까지 왔는지 모르지만, 9.11 테러 5주년을 기념하는 테러를 원했다는 게 개인적인 판단"이라며 "그들이 충분한 경험을 갖고 있었다면, 테러 계획을 실행에 옮겼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당국은 이번 테러 음모를 위해 영국의 '세포'와 공모했다는 혐의로 핵심 용의자 라시드 라우프(25)를 포함해 최대 17명을 억류하고 있다고 데일리 메일은 밝혔다.

두 딸의 아버지이자 냉장고 영업사원 출신인 라우프는 지난주 체포되기 전 파키스탄 인접 아프가니스탄의 알 카에다 지도자들과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라우프 친척으로 알려진 한 사람은 라우프 가족이 정부로부터 활동이 금지된 파키스탄의 무장단체와 접촉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라우프의 이웃과 친척들은 라우프가 무고한 사람이며, 테러보다는 카슈미르를 둘러싼 인도-파키스탄의 영토 분쟁에 더 관심이 많다고 반박했다고 데일리 메일은 전했다.

어렸을 때 가족과 함께 파키스탄에서 영국으로 이주한 라우프는 친척 아저씨가 버밍엄에서 칼에 찔려 사망한 뒤 2002년 파키스탄으로 돌아갔다.

한편 지난주 테러 용의자 23명을 체포해 신문 중인 영국 런던경찰청은 기소 없이 테러용의자를 구금할 수 있는 기한인 28일이 다돼감에 따라 법원으로부터 구금기한을 연장받았다.

판사는 용의자 중 21명에 대해서는 추가로 7일, 나머지 2명에 대해서는 추가로 5일을 더 신문할 수 있도록 경찰에 허용했다.

15일 체포된 24번째 용의자는 기소되지 않고 석방됐다.

(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