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열' 방출에 습도 높아지기 때문

최근 들어 간간이 국지성 소나기가 내리고 있지만 오히려 더 후텁지근하고 덥게 느껴진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왜 그럴까?

이는 소나기가 내리면서 수증기가 공급돼 습도가 높아지는 데다 비구름에서 비가 내릴 때 뜨거운 공기가 머금고 있던 `잡열'을 그 주변 지역으로 방출하기 때문이다.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은 기온이 다소 떨어져 일시적으로 시원함을 느낄 수 있지만 바로 주변 지역은 오히려 잡열로 기온이 올라가고 수증기 공급으로 습도도 올라가는 것이다.

밤에도 이런 현상은 마찬가지다.

해가 지면서 기온은 점차 낮아지지만 소나기가 내리면 주변 지역으로 열을 방출해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수분이 공급돼 더 짜증나는 열대야를 겪게 된다.

장마나 태풍의 영향으로 넓은 지역에 걸쳐 비가 내리면 뜨거운 열기를 전체적으로 식혀주겠지만 국지적으로 내리는 작은 양의 소나기는 무더위의 대세를 꺾지 못한다.

불이 난 지역에 소방헬기로 많은 양의 물을 뿌리면 불이 꺼질 수도 있지만 소방호수로 일부 지역에만 물을 뿌리면 진화에는 역부족인 것과 같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쪽에서 건조한 공기가 내려오기 전까지 후텁지근한 날씨는 계속될 것"이라며 "비가 어설프게 와서는 오히려 더 후텁지근한 날씨만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