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청주박물관 2001년 망이산성 출토품 공개

지금까지 실물자료가 매우 드문 백제시대 철갑옷이 모습을 드러냈다.

국립청주박물관은 2001년 12월 충북 음성군 삼성면사무소가 같은 면 양덕리(良德里) 망이산성(望夷山城) 내 봉수대 남쪽 경사면에 자리한 약수터 인근 지역을 휴식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공사를 벌이던 중 지하에서 백제시대 철제솥이나 철제 도끼류 등과 함께 발견된 백제시대 철제갑옷을 보존처리를 거쳐 26일 공개했다.

지금까지 삼국시대 철갑옷 유물로 가장 알려져있으며 교과서나 도록 등지에 자주 실리는 것으로는 신라적 전통이 강하게 가미된 가야계 고분들인 경북 고령 지산동(池山洞) 32호분, 경남 합천 옥전(玉田) 28호분, 부산 동래 복천동(福泉洞) 112호분 출토품 외에 전(傳) 전북 장성 만무리(晩舞里) 유적 출토품 등이 있다.

반면 백제시대 철제갑옷은 출토 수량이 적을 뿐더러 그나마 완제품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올림픽공원 조성 공사에 즈음해 80년대에 대대적으로 발굴된 서울 송파구 몽촌토성 출토 갑옷은 철제가 아니라 동물뼈로 만든 골제 갑옷이다.

따라서 망이산성 출토품은 비록 정식 발굴조사를 거치지는 않았다 해도, 그 형태가 거의 완벽하게 복원될 뿐만 아니라, 그 형태가 가야계 고분 출토품의 철제갑옷을 연상케 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보존처리 결과 이 갑옷은 흉부 3단, 복부 4단의 총 7단으로 이루어졌으며, 개폐 장치를 갖추었고, 각 판은 못을 박아 고정시키는 이른바 횡장판정결판갑(橫長板釘結板甲)으로 밝혀졌다.

현존 유물 기준 높이는 45㎝에 폭은 46.2㎝.
X-레이 촬영 판독 등을 통해 갑옷 앞뒷면에 각각 멜빵을 고정하기 위한 흔적으로 보이는 구멍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확인됐다.

철갑 외에도 몸통을 기준으로 아래로 내려가면서 폭이 좁아지며, 굽이 낮고 둥근 철부(鐵釜. 쇠로 만든 솥. 높이 29㎝, 아가리 지름 18.8㎝)와 일부가 결실된 철부(鐵斧. 쇠도끼. 길이 14.7㎝), 역시 한쪽이 결실된 쇠 꺾쇠(길이 9.4㎝)가 발견됐다.

이들 유물이 발견됐다는 신고를 접수한 직후 청주박물관 직원들이 현장으로 출동해 조사를 진행, 백제시대 토기편들을 수습했다.

청주박물관은 이들 유물에 대한 보존처리 과정과 결과, 유물 수습 과정 등을 국립중앙박물관 유관 학술단체인 한국고미술연구소(소장 이건무)의 연간 기관지인 '고고학지' 14호에 정리, 수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tae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