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오일펀드가 고공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또한 원유 외에도 천연가스 금 구리 같은 실물과 연계한 펀드들이 약세장 속에서 수익률을 까먹고 있는 주식 펀드 사이를 비집고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실물펀드의 상승세가 오래 가지는 못할 것으로 예측하며 과도한 투자는 금물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오일펀드 목표수익률 조기 달성

HSBC은행이 지난해 12월 은행권 최초로 내놓은 유가지수 연동형 '파워오일인덱스 펀드'는 지난달 21일 운용 6개월 만에 목표수익률 12%를 달성하고 전액 조기 상환했다.

올해 초 판매한 2차 펀드도 지난 11일 340억원을 전액 조기 상환했다.

이 상품은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서부텍사스중질유(WTI)에 따라 작성하는 유가지수인 'GSCI WTI ER 지수'와 연계한 펀드다.

6개월마다 지수를 비교해 해당 시점의 지수가 최초 기준가격과 같거나 그보다 높을 경우 연 12%의 수익을 지급하고 자동 청산한다.

우리은행이 지난 3월22일 출시한 '코모더티 인덱스플러스 펀드'도 4개월간 누적 수익률 9.8%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에게 쏠쏠한 이익을 안겨주고 있다.

1억원을 투자하면 4개월 만에 980만원의 이익을 올릴 수 있다는 의미로 연 수익률로는 29.4%에 달한다.

전체 투자금액의 3분의 1 이상을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에 투자하는 이 펀드는 언제든 자금을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개방형 상품으로 현재 판매 잔액은 540여억원에 이른다.

정용훈 HSBC 이사는 "세계적으로 유가가 급등하고 주가가 급락해도 수익을 올리는 틈새 상품은 존재한다"며 "자산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유가 연동 상품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0% 이상 투자하는 것은 위험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실물과 연계한 금융상품의 경우 가격 변동성이 너무 크다며 너무 많은 금액을 실물펀드에 투자하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

대부분의 실물펀드는 세계 경기나 해외 큰손들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해 일반 투자자들이 몰빵을 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것이다.

실제 에너지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메릴린치의 월드에너지 펀드는 1개월 수익률은 3.6%를 나타냈지만 6개월 수익률은 -1.51%를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은 상승했지만 세계 증시가 곤두박질치며 에너지 기업의 주가도 덩달아 급락한 데 더 큰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창수 하나은행 재테크팀장은 "실물과 연계된 금융상품은 어느 한 시점을 보고 들어가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투자해야 한다"며 "투자 비율도 10% 미만으로 잡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