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리크텐스타인의 이사회 진입으로 KT&G 경영진과 아이칸 연합이 '적과의 불편한 동거'를 시작한 지 2개월여가 지난 가운데 아이칸 연합이 공개매수를 위해 국내 증권사를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런 불편 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9일 보도했다.

FT는 아이칸 연합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증시의 애널리스트들은 적대적 매수제안을 내놨던 지난 2월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보고 있는 반면 KT&G측은 '주가 띄우기'라며 폄하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보증권 박종렬 애널리스트는 "아이칸 연합이 특정 증권사와 접촉한 점을 볼 때 공개매수의 가능성은 이번이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그들이 작업을 진척시키고 있음을 의미하며 그들이 지분을 늘린 것도 여전히 KT&G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KT&G에 따르면 아이칸 연합은 보유지분을 정기 주주총회전 6.72%에서 최근 7.66%까지 늘렸으며 현재 1억3천500만달러의 평가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문은 한국 증권가에 아이칸 연합이 이전에 제안했던 주당 6만원보다 더 높은 가격에 매수를 제안할 것이라는 루머가 퍼져있다며 애널리스트들은 인수제안가를 KT&G의 잠재가치를 감안한 주당 7만원까지 높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크레디트스위스그룹은 KT&G가 총 10조6천억원, 주당 6만7천765원의 청산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신문은 아이칸 연합이 실제 공매개수에 나설 지, 그리고 공개매수시 어떤 방식을 쓸 지는 불투명하다고 전제하면서도 이들이 직접 주주들을 대상으로 공개매수 제안에 나선다면 이들이 제공할 것으로 보이는 높은 프리미엄 때문에 외국인 주주들을 중심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현대증권 정성훈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과거 스틸파트너스 등이 일본에서 유시로화학과 소토 등 공개매수 제안을 했으나 이들 기업의 배당금 확대정책 등으로 경영권 확보에 실패했던 사례를 들며 "아이칸 연합은 아마도 경영권 확보보다 배당금 증가와 주가 부양에 더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문은 아울러 KT&G가 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등 우호주주 확보를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며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아이칸 연합이 적대적 공개매수에 나설 지 불확실한 상황이나 모두 KT&G 주식이 매수가치가 있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고 시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