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배정도 과학이다'

2006 독일월드컵 축구대회 개막을 보름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전지훈련 캠프를 차린 아드보카트호 태극전사 23명들이 '맞춤형' 방 배정을 통해 훈련성과의 극대화에 나섰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12시간이 넘는 비행 끝에 글래스고에 도착해 숙소인 글래스고 힐튼호텔에 여장을 풀고 본격적인 훈련 채비에 들어갔다.

짐을 풀기에 앞서 선수들은 코칭스태프가 미리 정해준 '짝짓기(?)'를 통해 스코틀랜드에서 함께 동고동락할 룸메이트의 명단을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첫 소집훈련 때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포지션별 방 배정을 통해 훈련을 마친 뒤 서로 장.단점을 비교하라는 의도에서 같은 포지션끼리 방 배정을 해서 눈길을 끌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번 스코틀랜드 전지훈련에서도 이전과 비슷한 맥락의 방 배정을 했다.

우선 대표팀의 좌우 윙백을 맡는 이영표(토튼햄)와 송종국(수원)을 '합방'시켰고 중앙 수비수를 맡는 최진철(전북)과 김진규(이와타)도 같은 방에 넣었다.

또 골키퍼 김용대(성남)와 김영광(전남)이 함께 방을 쓰게 됐고, 수비수 김영철(성남)과 김동진(서울)이 짝을 이뤘다.

하지만 공격수들은 재미있게도 대부분 미드필더와 짝을 이룬 게 이번 전지훈련에서 눈에 띄는 점이다.

원톱 안정환(뒤스부르크)은 미드필더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과 짝을 이뤘고, 윙포워드 이천수(울산)는 같은 구단 소속의 미드필더 이호와 같은 방에 배정됐다.

또 조재진(시미즈)은 '진공청소기' 김남일(전남)과 짝이 됐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윙포워드를 오가는 '신형엔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정경호(광주)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이밖에 수비수 김상식(성남)은 소속 팀 후배이자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두현(성남)의 시중(?)을 받게 됐고, 선수단 숫자가 홀수인 덕택에 이운재는 짝이 맞지 않아 본의 아니게 독방을 쓰게 됐다.

(글래스고<스코틀랜드=연합뉴스)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