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원 < 기술표준원장 khw333@ats.go.kr >

지난 반세기 동안 로봇관련 기술은 놀랄 만한 발전을 이룩했고 그 이용분야도 산업 의료,고위험 작업에서 가사보조에 이르기까지 인간 활동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로봇이란 인간의 일을 대신 수행하는 기계를 말한다.

로봇은 두뇌부분과 동작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두뇌부분은 예상되는 상황을 포착하고 이에 맞는 반응을 할 수 있도록 고안된 프로그램을 갖는 컴퓨터장치이며 동작부분은 이 컴퓨터의 지시신호에 따라 일정한 동작을 하는 물리적 장치다.

로봇의 프로그램은 날로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내용을 담아가고 있으며 동작 내용은 정교함 다양성 탄력성에 있어서 과연 이것이 기계인지를 의심할 정도에 이르렀다.

로봇의 동작은 설정된 프로그램에 따라서 자체적으로 판단된 바에 의해 운영된다는 점에서 모든 로봇은 인공지능로봇이라 할 수 있고 이들의 지능은 머지않은 장래에 사람의 지능에 가까워지고 마침내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날도 가능할 것이라 한다.

지금까지 로봇에 관한 논의는 그것이 우리에게 제공할 편의에 편중돼 왔다.

이제 우리는 로봇이 인간사회 체계 전반에 가져올 영향과 이미 단순한 심부름 기계의 범주를 넘어선 이들 기계와의 관계설정에 관한 사회학적 연구와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고 본다.

우선 로봇에게 무엇을 시킬 수 있는가라는 생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가 로봇에게 시키고 싶지 않고 양보할 수 없는 부분 특히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부분에 대한 재인식과 한계를 설정해야 한다.

또한 단순한 조종의 객체가 아닌,같이 일하고 생각하는 이들 로봇과 공존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실로 광범하고 다양한 문제들을 제기하고 정리하고 또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공상과학영화에서 보아 왔던 로봇,즉 인간보다 더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인간능력을 능가하는 로봇도 머지않아 출현할지도 모른다.

이때에는 인간을 닮은 로봇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사람이 로봇에게 배우게 되고 가장 기능적인 로봇의 체격이나 운동조건에 맞추어 설계된 생산시설이나 생활시설에 인간이 적응해야 하는 상황까지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늦기 전에 인간과 로봇의 관계 설정에 관련된 광범한 문제점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져야 할 것이며,이들 문제에 관한 자문자답도 쉬지 말아야 할 것이다.

"로봇! 당신은 누구신가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