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용지 제조업체인 신호제지가 지역 사업장 2곳을 정리하는 등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24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신호제지는 경기도 이천에 있는 호법창고를 130억원에 처분하는 계약을 이르면 이달 중 맺을 예정이며 올 하반기 내 대전 대화동의 공장을 매각할 계획이다.

호법창고는 부지 1만4940평(4만9386㎡) 규모에 과거 계열사이던 신호전자통신의 공장으로 사용됐으나 신호전자통신이 문을 닫은 뒤에는 물류창고로 쓰여왔다.

9360평(3만932㎡) 크기의 대전공장은 연 4만3800t 규모의 골판지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다.

신호제지 관계자는 "대전공장은 골판지 사업의 내수와 수출이 급감한 데다 생산 규모도 영세해 마진이 안 남는 실정"이라며 "지난 2월 매각 방침을 결정하고 공장 직원들의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 등 사실상 공장 폐쇄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신호제지는 작년 2월 김종곤 현 공동대표가 최고경영자에 선임된 뒤 대전공장 등 사업장 매각을 추진했으나 작년 말 대주주인 국일제지와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며 매각을 사실상 중단했다.

그러나 최근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됨에 따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 작업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신호제지는 2004년 12월 워크아웃을 졸업하면서 신한 산업 우리은행 등 10개 채권은행으로부터 빌린 1450억원에 대한 원금 상환이 다음 달부터 시작된다.

따라서 그동안은 매달 10억원의 이자(연리 8%)만 부담해 왔지만 앞으로는 원금 상환액 45억원까지 함께 지급해야 한다.

이와 관련,신호제지는 채권단측과 이자율 인하 및 채권단 구조 단순화 등에 관한 협상도 벌이고 있다.

신호제지 관계자는 "호법창고와 대전공장 부지 매각 자금 약 260억원으로 당장 차입금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이탈했던 8000t 규모의 기존 고객을 다시 찾는 게 앞으로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채무 이행 후 남는 자금은 그간 미뤄왔던 시설투자에 사용하고 영업력도 더욱 강화해 하반기부터는 경영 정상화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골판지 제조업체인 아세아페이퍼텍도 경기도 안양공장의 기계장치를 25억7000만원에 처분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지난해 11월30일 생산성 저하로 조업 중단 및 매각 계획을 공시했던 이 회사는 1만평 규모의 안양공장 부지도 조만간 처분할 방침이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