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강금실(康錦實) 전 법무장관이 확정되면서 한나라당 오세훈(吳世勳) 후보도 '본선 체제'에 들어갔다.

'강풍(康風)'의 추격을 따돌리고 여론조사상 우위를 선거 때까지 끌고 가기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선 것.
선대위 인선을 마무리한 오 후보는 일단 '이미지 대 이미지' 구도로 비쳐졌던 강 후보와의 초기 경쟁 구도를 '정책 대 이미지' 구도로 전환시킨다는 방침이다.

강 후보의 보랏빛 이미지가 실체가 없는 이미지인데 반해 오 후보의 이미지는 알맹이 있는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로 했다.

특히 언론매체를 통한 토론회가 선거전의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10여 차례 잡혀 있는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 과정에서 확실한 정책적 우위를 과시하기 위해 토론회 준비에 '올인'한다는 계획이다.

오 후보는 이날 처음으로 열리는 KBS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에 대비, 다른 일정을 전혀 잡지 않은 채 토론회 준비에 집중했다.

오 후보는 또 한나라당이 상대적 열세에 있는 강북지역의 표심이 선거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 `강북 구(舊)도심 부활'을 1순위 공약으로 내걸면서 강북 표심 잡기에 힘을 쏟고 있다.

이와함께 당내 경선에서 국민선거인단과 여론조사의 압도적 지지에 힘입어 당선된 `시민후보'라는 점도 집중 부각시키기로 했다.

강 후보도 `시민후보'를 자처하고 있지만 이는 우리당의 낮은 지지도를 극복하기 위해 만든 `허상'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 `진정한 시민후보' 대 '시민후보를 가장한 노무현(盧武鉉)표 후보'의 구도로 몰고 가겠다는 것이다.

오 후보는 이를 위해 당내 경선 당시 국민선거인단 등으로 `시민참여 운동본부'를 구성, 정책제안과 캠페인 등에서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기로 했다.

또 우리당의 행정도시 추진과 연결시켜 강 후보를 `수도분할세력'으로 규정하는 반면 자신은 `수도사수 세력'으로 설정, 시민의 마음을 잡겠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이와함께 오 후보는 여론조사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상대 후보들의 공세가 집중될 것으로 보고 네거티브 선거전에도 철저히 대비하기로 했다.

원희룡(元喜龍) 선대위 기획.상황 총괄본부장은 "오 후보의 이미지에 맞는 깨끗한 선거, 미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선거가 돼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비방은 최대한 자제하면서도 `정당방어'도 적재적소에 구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 후보는 강 후보가 우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2일 "깨끗하고 정정당당한 선거를 치르자"며 축하의 뜻으로 강 후보에게 난을 보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