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신도시 중소형 아파트 청약이 마감된 이후 분양시장이 일시적인 '진공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판교신도시에 필적할 만한 비교대상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이는 판교에 대한 기대치가 워낙 높았던 탓이기도 하다.

하지만 판교의 그늘에 가려졌을 뿐 청약통장을 활용할 만한 우량 사업장들이 적지 않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판교 낙첨의 박탈감에 빠져 판교를 대체할 만한 우량 분양물량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당첨 확률을 면밀히 따져 판교 못지않은 물량을 노려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판교 이후 최대 알짜는 역시 판교


3월 판교 이후 최대 관심물량은 여전히 판교다.

8월에 2차로 중대형 물량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판교 중대형 물량은 대부분 지상 35층 규모의 최고층으로 건설되며 주로 40평형대 위주로 공급된다.

특히 판교 8월 물량은 대형 건설업체들도 참여해 브랜드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대형 아파트 중심으로 공급되는 8월 판교물량은 그러나 당초 예상보다 2000여가구 줄어든 7164가구로 잠정 확정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전용면적 25.7평 초과 민간 4993가구,전용 25.7평 이하 주공 1774가구 등 분양주택은 6767가구 규모다.

또 민간 중대형 임대 아파트가 397가구 공급된다.

민간 분양주택 물량 중 30%는 지역우선 원칙에 따라 성남시 거주자에게 분양되므로 성남을 제외한 수도권 청약예금 가입자들에게 돌아가는 물량은 3495가구 정도다.

주공 분양주택의 경우 전체 10%는 국가유공자 등 특별공급분으로 할당되며 나머지 1597가구 중 30%는 성남시 우선공급 물량으로 배정될 예정이다.

○서울 은평뉴타운 주목 대상

일단 서울지역은 재건축 규제로 유망물량이 드물다.

남아 있는 단지 가운데 5~6월께 분양 예정인 마포구 하중동 GS자이(488가구)와 성동구 성수동 현대아파트(445가구),중구 황학동 롯데캐슬(1870가구)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단지는 한강,청계천 조망 등의 특징이 있어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택지지구에 버금가는 계획적 주거타운으로 조성되고 있는 은평뉴타운을 눈여겨볼 만하다.

은평뉴타운은 이르면 9월부터 분양에 들어가 SK건설 현대산업개발 두산산업개발 등이 시공하며 판교신도시와 마찬가지로 이들 업체 브랜드를 쓸 수 있다.

특히 은평뉴타운은 공공택지가 아니어서 청약 이후 입주까지만 분양권 전매가 제한될 뿐 5~10년 분양전매 제한이나 채권입찰제 등의 조치를 받지 않아 하반기 청약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수도권 우량물량도 수두룩


상대적으로 수도권 등 택지개발지구 물량이 풍부하다.

2기 신도시인 화성,파주,김포신도시 물량을 비롯해 화성 향남지구,하남 풍산지구,용인 성복동 일대 등의 물량이 줄지어 대기 중이다.

최대 관심물량으로는 용인 성복동 일대에 GS건설이 공급하는 약 2500가구를 들 수 있다.

판교신도시의 직접적인 수혜를 볼 수 있는 지역이어서 청약 대기자들의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5~6월께 공급 예정이지만 월드컵 개최 및 지방선거 등을 감안해 하반기로 분양시점이 밀릴 가능성도 있다.

이미 분양이 시작된 하남 풍산지구는 아직 동원ENC(217가구)와 하남 도시개발공사(953가구),대명건설(98가구),우남건설(100가구) 등의 분양물량이 남아 있다.

풍산지구는 송파신도시 인근에 위치한 데다 강남 생활권역에 포함돼 있다.

파주 운정지구에서는 벽산건설이 3000여가구를 쏟아낼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인근 김포에서도 우미건설이 장기지구에 402가구를 이달 공급한다.

장기지구에 최근 분양했던 물량들도 모두 순위내 청약이 마감되는 등 인기를 모았다.

임대아파트 및 고급빌라가 공급되는 화성 동탄 잔여물량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동탄지구 아래 쪽의 화성 향남지구에서는 이달 중 5800여가구가 동시분양 형태로 공급된다.

이 밖에 고양 행신2지구,성남 도촌지구,의왕 청계지구 등이 하반기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