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주공 호가 5000만원까지 '풀썩'‥강남 초기 재건축 집값 '화들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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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서울 강남권 아파트 시장은 거래가 거의 끊긴 가운데 급등세를 보여왔던 가격이 일단 진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개발부담금 부과가 예상되는 강남권 초기단계 재건축 아파트들은 일부 단지의 경우 집 주인들이 매도호가를 최대 5000만원 정도 낮추는 등 서둘러 팔려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일반 중대형 아파트와 재건축 분양권 등도 은행 담보대출 강화를 의식,매수세가 따라붙지 않고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실수요자 매수대상인 6억~7억원대 아파트는 대출규제로 매수세가 거의 얼어붙은 상태다.
강남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매도자와 매수자가 지금보다 떨어진 수준에서 적정 가격을 새로 설정하기 위해 당분간 눈치싸움을 벌일 것 같다"고 말해 부동산시장은 한동안 휴면기를 맞을 전망이다.
◆초기 재건축단지 호가 내려
2일 강남권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직격탄을 맞은 개포주공·고덕주공 아파트 등 초기단계 재건축 추진단지에서는 호가가 이전보다 낮아진 매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 인근 H공인 관계자는 "최근까지 13억원을 호가하던 1단지 17평형은 3일 동안 1000만~2000만원가량 낮아졌다"면서 "호가를 낮춰 물건을 처분해 달라는 집 주인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강동구 고덕주공 아파트는 최고 5000만원가량 떨어졌다.
2단지 18평형은 3·30 대책 발표 직전 7억4000만원이었으나 7억원 밑으로 떨어진 매물도 나오고 있다.
16평형도 5억6000만원에서 5억3000만원 선으로 호가가 조정된 상태다.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가격이 급상승했던 잠실주공 5단지 쪽 사정도 비슷하다.
5단지 36평형은 대책이 나오기 전 15억원까지 올랐으나 발표 직후에는 매도자가 14억5000만원 선으로 값을 내렸는데도 매수 희망호가는 14억원 선으로 크게 낮춰져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J공인 관계자는 "매도자들이 가격을 낮추면 매수자들은 더 내려달라고 나와 계약이 성사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분간 적정 거래가를 놓고 매도자와 매수자 간 기 싸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존 새 아파트도 '주춤'
이른바 '풍선효과'로 재건축 규제의 반사이득이 예상되는 강남권 새 아파트 가격도 아직은 주춤한 상태다.
일시적 가격조정을 예상한 매수대기자들이 "일단 지켜보자"며 관망세로 돌아선 데다 은행 대출규제로 실수요자들마저 선뜻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위축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25억원까지 거래됐던 대치동 동부 센트레빌 53평형 로열층은 계약단계에 있던 매물들마저 3·30 대책 발표 직후 매수자들의 기피로 잇따라 계약이 미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호가가 이전보다 1억~2억원씩 낮아진 매물도 등장하고 있다.
이미 관리처분계획을 인가받아 개발부담금 부과대상에서 벗어난 재건축 단지들 사정도 비슷하다.
대부분 6억원을 넘는 송파구 잠실주공 1~4단지 조합원 지분은 조합이 은행 대출이자를 부담하는 '무이자 이주비'가 매수자에게 8000만~2억6000만원 정도 지원되지만,대출 강화로 대출승계가 어려워지자 대기 매수자들이 망설이고 있다.
특히 은행대출 규제대상인 6억~7억원대 고가 아파트는 매수세가 거의 보이지 않는 상태다.
도곡동 G공인 관계자는 "10억~20억원대 아파트는 보통 은행대출을 받지 않아도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여유층이 구입하지만 6억~7억원대 아파트는 강남진입을 위해 보유자산을 몽땅 털어 넣는 실수요층이 많아 이번 규제로 매수를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3·30 대책의 효과가 장기간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고덕동 삼성공인 관계자는 "정부대책 직후 관망세로 돌아섰던 매수 대기자들이 주말을 고비로 호가를 낮춘 매물을 구입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도 있다"면서 "지금의 약세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며칠이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서초동 S공인 관계자도 "대출규제가 일시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재건축 규제로 중대형 아파트의 희소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강남 대기수요가 여전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대책은 강남 집값을 잡기에는 역부족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선·이상은 기자 sun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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