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분기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장기간 1,300대 초반의 횡보국면을 지속해온 주식시장이 점차 방향성을 결정할 때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증권가에서 점차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는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과 기대에 미치지 못한 거시경제지표의 연이은 발표속에 횡보국면이 마무리 단계라는 데만 의견이 일치할 뿐 추후 방향성에 대해 뚜렷한 낙관론도, 분명한 비관론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 조금씩 느는 거래량..수급탄력은 여전히 부재 3월 들어 거래량이 2억주대까지 밀려났던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량은 조정의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는 관측과 더불어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을 마지막으로 거래량은 모두 3억주를 넘어섰으며 특히 29일에는 거래량이 3억8천850만주에 이르며 이달 들어 두 번째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 이는 투자심리가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의미있는 지표이지만 문제는 여타 지표의 방향성이 거래량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우선 일일 거래대금이 여전히 3조원을 밑도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더구나 '돈의 힘'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는 게 최대의 부담요인이다.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는 이미 지난 9일 34조원을 넘어섰지만 현재도 여전히 34조7천억원대(28일 기준)으로 증가속도의 가속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실탄'공급의 원활하지 않다보니 기관들의 움직임도 여전히 둔중한 모습이다. 이번 주 들어 기관은 전날까지 연 사흘 순매수를 기록했고 특히 29일에는 그 규모가 2천640억원으로 상당했다. 그러나 기관이 다수를 차지하는 프로그램 매매에서 전날 3천530억원의 매수우위가 발생한 것을 비롯, 이번 주 들어 사흘 연속 프로그램 매수우위가 기관 전체 순매수를 큰 폭으로 능가하고 있다. 이는 기관이 선물 움직임 등 단기적 조건의 변화에 따라 기계적 매매에 나섰을 뿐, 실제로는 오히려 순매도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였으며 시장 주도력도 상실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외국인 역시 예상을 넘은 추가 금리인상에 직면한 상황을 고려하면 그리 기대할 만 한 상황은 되지 못하는 형편이다. 대신증권 성진경 애널리스트는 "미국 증시가 본격 실적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 약화, 유가 상승세 등 하락 압력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미국 증시의 상대적 부진이 이어지면 외국인 순매수 확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 반등 가능성은 있지만 성급한 판단은 일러 증시 주변 지표들의 혼란스런 움직임 만큼, 증시 전문가들의 추후 전망도 분명치 않은 상황이다. 대부분 증권사들은 상승 잠재력과 하락 위험을 동시에 강조하는 모호한 '보험성 전망'을 제시하며 스스로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음을 시인하고 있다. 삼성증권 김성봉 애널리스트는 "제반 변수의 악화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지수를 감안할때 1,300선을 지지선으로 하는 반등 가능성은 높아 보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예상했던 부분이라고는 해도 금리상승 우려와 실적악화, 국내 경기지표의 불안정을 감안할 때 성급한 판단은 보류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신 시장에서 부각되고 있는 인수.합병(M&A) 관련주와 업황이 살아있는 철강.금융업종 등으로 매매대상을 압축해야 한다는 게 삼성증권의 지적이다. 미래에셋증권 심재엽 애널리스트도 과거 일본 증시가 경제의 견조한 상승과 함께 1970∼1980년대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음을 근거로 "실적발표를 앞두고 우려감이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지만 한국경제에 대한 신뢰는 여전하므로 지수 등락에 대한 부담보다는 큰 흐름을 보는 눈을 갖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