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전세계에서 수만대의 탱크와 험비차량, B-52 폭격기, 함정들을 사용.관리하는데 엄청난 기름을 쓰고 있어 고유가 시대를 맞아 미 당국의 에너지 절약에 비상이 걸렸다. 20일 미국 국방부 에너지지원센터(DESC) 발표에 따르면, 미군은 지난 2004년 총 67억달러 상당의 1억4천480만배럴의 연료를 사용했고, 지난해엔 1억2천830만 배럴을 사용하는데 그쳤으나 유가 상승으로 경비는 그해보다 훨씬 늘어난 88억달러를 기록했다. DESC는 또 2006년의 경우 1억3천60만 배럴의 연료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현 유가가 배럴당 77달러를 상회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족히 1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전직 해병대 장교 출신으로 군사문제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칼턴 메이어는 "미 육군이 현재 이라크와 지난 1944년 프랑스에서 사용한 기름을 1인당 기준으로 평가하면 무려 12배가 늘어났다"며 "게다가 미군 오일탱커들은 적들에게 쉽게 노출돼 공격목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미 국방부는 지난해 허리케인 카트리나 여파로 유가가 무려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선 뒤에도 60달러 안팎을 오르내리는 등 고유가 행진을 계속하자 해결책은 소비를 줄이는 길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앞서 고든 잉글랜드 국방 부장관은 지난해 9월 일선 군당국과 국방관련 부서, 군무원들에게 기름 소비 절약에 관한 광범위한 지침서를 발송했다. 그후 미군들은 기름이 많이 소요되는 실전 훈련보다는 시뮬레이션을 자주 사용했고, 훈련 시간 외에는 반드시 장비들의 엔진을 끄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언론들은 보도했다. 특히 국방부는 그로부터 두달 후 모든 국방 설비에 대해 매년 에너지 사용량을 2%씩 줄여나가고, 재생가능 에너지 사용량을 오는 2013년까지 7.5%, 2025년까지 25%로 각각 늘여나가도록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미 공군 마이클 모슬리 장군도 이달초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우리 항공기들 중에는 1950년대 엔진과 디자인을 가진 것들이 많아 연료 및 유지비가 엄청나게 들고 있다"고 증언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