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무역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김형철씨(55세·가명)는 은퇴에 대비해 지난해 4월 법원 경매로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지상 7층·연면적 500평짜리 상가빌딩을 50억원에 매입한 뒤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건물관리를 올해 초부터 전문 자산관리업체에 맡겨 놓은 뒤 꼬박꼬박 임대료 수입을 챙기면서도 세입자 문제나 공실률,빌딩 보수 등에 대한 걱정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도 건물을 매입한 이후 7~8개월 동안 값비싼 수업료를 지불했다. 자신이 직접 빌딩을 관리하겠다는 생각이 화근이었다. 건물 일부에 남아있던 빈 사무실의 입주자를 구하는 문제는 그렇다 치고,월세를 제때 내지 않는 세입자들에게 임대료 독촉을 하면서 낯을 붉힌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김씨는 "지하 1층을 PC방으로 세주었는데 몇 개월 동안 월세를 내지 않고 버티는 바람에 곤혹스러웠다"며 "전문자산관리업체에 빌딩 관리를 맡긴 뒤 재계약률이 높아지고 수수료를 제하고도 임대료 수입이 늘어 지금은 아무 걱정이 없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노후 대비용으로 매입한 중소형 상가 빌딩이나 모텔 등의 관리를 전문 자산관리업체에 맡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빌딩 소유자 대신 건물 매입이나 매각은 물론 세입자 관리,공실(空室)관리,보수공사,명도,세무,회계,소송 등 업무를 대신해 줘 빌딩 관리 문제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어서다. 현재 중소형빌딩 자산관리 전문업체는 두레시닝 포커스에셋 글로벌PMC(이상 국내업체)와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외국계) 등이 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김범중 이사는 "대형빌딩 관리에 주력해 온 자산관리업체들이 지난해부터 개인이 갖고 있는 중소형 빌딩 관리까지 서비스 대상을 확대하면서 상가 빌딩은 물론 모텔도 관리해 준다"고 전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