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관제 가톨릭교단인 천주교 애국회는 조지프 쩐(陳日軍) 홍콩 주교의 추기경 서임을 중국에 대한 적대적인 조치의 하나로 간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9일자에 따르면 천주교 애국회의 류바이녠(劉柏年) 부회장은 많은 중국인들이 쩐 추기경 임명을 로마 교황청이 중국을 적대시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이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폴란드의 공산 통치에 맞섰던 과거 사례를 연상시킨다고 밝혔다. 류 부회장은 "중국의 주교들이 모두 쩐 주교 같다면 폴란드처럼 위험해질 것"이라며 "쩐 주교는 공산주의의 적으로 알려져있다"고 말했다. 지난달말 쩐 주교의 추기경 임명에 환영의 뜻을 표시했었던 천주교 애국회측의 돌변한 입장은 앞으로 쩐 주교를 둘러싼 중국과 바티칸의 수교협상이 험난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쩐 추기경은 중국의 인권탄압과 가톨릭 박해를 신랄하게 비판해온 인물로 홍콩의 민주화 시위 때마다 적극적으로 나서 중국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류 부회장은 한편 중국은 교황의 지위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지 않지만 정치와 종교는 반드시 분리돼야 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며 교황청이 중국에 주교를 임명하기 위해선 대만과의 단교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콩=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