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에너지ㆍ화학 업체들이 3세 경영 체제 구축을 위해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대성그룹(회장 김영대)은 김 회장의 장남인 정한(34)씨가 대성산업 기계사업부 상무로 경영 일선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어 이달까지 3남인 신한(30)씨가 대성산업가스 이사로 경영 일선에 참여한다. 고(故) 김수근 명예회장이 창업한 대성그룹은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계열 분리된 이후에도 김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영대 회장과 3남인 김영훈씨가 각기 정통성을 주장하는 차원에서 같은 그룹명 사용을 고집해 미묘한 갈등 양상을 보여왔다. 통상 대성그룹 1군으로 불리는 김영대 회장의 대성그룹은 주력 계열사로 석유제품 도매업체인 대성산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3군으로 불리는 김영훈 회장의 대성그룹은 대구도시가스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이에 비해 차남인 김영민 회장은 서울도시가스를 주력으로 계열 분리하는 과정에서 아예 초기에 사명을 `SCG그룹'으로 변경해 명목상 독립을 마쳤다. 대성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3세 경영 체제로 진입 시도를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형제 둘이 공식적인 직함에 대성그룹을 사용해 분쟁의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은 상황이다. 도시도시가스 공급 회사인 삼천리도 이달 1일자로 해외 사업담당 이사대우에 이만득 회장의 장조카인 이은백(33)부장을 승진 발령했다. 창업자인 이장균 명예회장의 장손이자 작고한 이천득 부사장의 아들인 이 이사 대우는 미국 페퍼다인대 경영대학원 과정(MBA)을 마치고 2004년 삼천리에 입사해 기 획, 재무 등의 업무를 하면서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삼천리는 이번 인사가 3세 경영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초석으로 볼 수 있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동양제철화학도 이수영 회장의 장남 우현씨를 경영 일선에 나서게 했다. 창업주 이회림 명예회장의 장손이자 이 회장의 장남인 우현 씨는 외국계 투자회사에서 일해오다가 지난해 전략기획본부장(전무) 을 맡게 됐다. 우현씨의 동생인 우정씨가 계열사인 불스원에서 영업담당 상무로 일해왔으나 이 회장의 장남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한 데 대해 업계에서 3세 경영체제 준비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동양제철화학그룹은 작년에 이 명예 회장의 차남 복영씨가 동양제철화학 사장에서 계열사인 ㈜삼광유리공업 회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3남인 화영씨는 계열사인 유니드 사장을 맡도록 하는 2세 경영구도 조정을 마무리지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bum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