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화장품 업체인 에이본(Avon)이 중국에서 처음으로 직접판매(방문판매) 허가권을 획득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28일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1998년 피라미드 사기 문제로 피라미드 판매가 불법화되면서 직접판매도 함께 금지됐다. 중국 상무부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시 약속한 유통시장 개방 일정에 따라 지난해 12월 피라미드 판매는 계속 금지하는 대신 직접판매를 허용하는 '직접판매 관리 조례'를 발효시켰다. 첫 번째 직판 업체로 허가를 받은 에이본은 중국 전역 74개 지점에서 직판 영업을 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 이에 따라 웅진코웨이와 암웨이 등 다른 외국기업들도 잇따라 직접판매 허가를 신청하는 등 직판이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새 유통채널로 부상하고 있다. 웅진코웨이의 조정현 중국법인장은 "3월 말까지 직판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라며 "2000년부터 중국에서 생산 판매해오던 화장품은 물론 5월부터 한국에서 수입할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 생활 가전용품도 허가가 나는대로 방문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에서 직판을 하려면 자본금과 보증금을 합해 최소 1억위안(약 125억원)을 준비해야 할 뿐 아니라 최근 5년간 위법경영을 하지 않았어야 하고,외자기업의 경우 중국 이외 지역에서 3년간 직판 경험을 가져야 하는 등 요건이 까다로워 중소기업의 진출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일간지 신경보는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에이본이 새 조례가 나온 뒤 3개월도 안돼 직판 허가권을 획득한 것은 심사받을 서류가 적지 않은 상황을 감안하면 매우 빠른 것"이라며 "중·미간 무역환경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의 교역에서 지난해 2000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남긴 중국이 미국업체에 서둘러 허가를 내줬다는 분석이다. 중국과 미국은 1일 베이징에서 중국의 자동차 부품 시장 개방과 지식재산권 보호 등을 의제로 통상 문제를 협의한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