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플 때만 눈물이 나랴.북미 프로미식축구리그(NFL) 슈퍼볼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하인스 워드가 오늘의 자신을 만든 건 어머니 김영희씨의 사랑과 눈물이라고 했다는 소식은 눈시울을 뜨겁게 만든다. 한국계 선수로 거기까지 가는 데 기울였을 노력도 놀랍지만 그 어머니가 그동안 겪었을 고생이 눈에 선하기 때문이다. 단편적으로 소개된 것만 봐도 워드 어머니의 지난 세월이 얼마나 고단했을지 짐작되고도 남는다. 제 나라 땅에서도 여자 혼자 자식을 키우기가 쉽지 않은데 말도 제대로 안 통하는 곳에서 피부색도 다른 자식을 키우자니 그야말로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을 것이다. 어쩌면 죽자니 자식의 앞날이 어른거려 정신을 차렸을지도 모른다. 실제 김영희씨는 뼈가 부서지도록 일하면서도 아들의 끼니만은 꼭 챙겼다고 한다. 아침 밥상을 차려놓고 일하러 나가고 퇴근한 다음 저녁상을 차려주곤 다시 야간 근무를 하러 갔다는 것이다. 그런 고생에도 불구하고 아들에겐 항상 겸손해야 한다고 가르친 게 워드를 성실하고 포기를 모르는 선수로 만들었다는 얘기다. 세상 어느 나라 어머니가 자식을 위해 헌신하지 않을까만서도 한국 어머니의 자식 사랑과 자기 희생을 따라올 순 없어 보인다. 시인 김종해씨의 글 '어머니,우리 어머니'의 어머니는 가난하던 시절 자식을 위해 못할 게 없던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 그대로다. "우리가 자랄 때 어머니는 삯바느질을 했고 부산 충무동 시장에서 떡장수 술장수 국수장사를 하셨다. 막걸리 밀주를 빚다 단속반원에 걸려 승강이 끝에 곡괭이로 구들장 밑에 숨겨둔 술독을 깨뜨리며 우시던 어머니.' 자식의 공부를 위해 막일과 남의 집 살이도 마다하지 않던 한국 어머니들은 지금도 자식의 성공과 행복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고생이나 체면 같은 건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미국 프로스포츠의 최고 스타로 우뚝 선 워드의 성공 스토리는 이처럼 세상 어느 나라 어머니보다 강하고 끈질긴 한국 어머니의 힘을 새삼 깨닫게 한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