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주 < (주)이롬 회장 lcc@erom.co.kr > 말기 암에 걸리면 본인은 물론 가족들까지 무력감에 빠진다. 특히 병원에서 아무것도 해 줄 것이 없다며 퇴원하라고 하면 더욱 난감해진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민간요법을 이것 저것 하다 보면 돈은 돈대로 들고 상황은 더 나빠진다. 이 때는 정말 최선의 선택에 대한 굶주림이 생긴다. '완치는 안되더라도 수명을 연장시키고 고통을 덜어주며 삶의 질을 높일 방법이 없을까' '암 치료 전반을 코치해 주는 가이드가 있다면…' 하는 절실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틀에 박힌 서비스가 아닌,나의 상황에 가장 잘 맞는 밀착 서비스를 해주는 안내인은 없을까. 나 대신 선택을 해주거나 선택에 필요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유능한 가이드가 없을까. 자녀교육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자녀를 낳고 양육하는 부부는 대부분 경험이 없는 새내기다. 아이를 키운 경험이 있는 전문가 (양가부모)는 대개가 양육에서 배제된다. 그러다 보니 비전문가답게 웃지 못할 일이 생긴다. 갓난 아기가 크게 우는 경우는 세 가지다. 배가 고프거나 기저귀가 젖었거나 몸이 아플 때다. 젖을 줄 시간을 체크해보지 않고 기저귀 상태도 파악하지 않고 운다고 무조건 소아과에 데려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유치원을 선택할 때나 가정에서 학습의 방향을 정할 때,아이가 비뚤어진 성향을 보일 때,중고등학교를 선택할 때 많은 성공의 경험을 가진 카운슬러가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래서 우리가 운영하는 꿈의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생활까지 관리해 주는 기숙학교 제도를 도입했다. 한 학급의 수도 12명으로 제한했다. 그래서 부모들에게 '자녀교육의 전문가가 되거나 아예 전문가에게 맡기라'고 권면한다. 사회 모든 영역에 전문가의 도움이 절실한 시대다. 최근 고객의 취향에 맞춰 종합적으로 안내하는 통합적 맞춤 서비스가 '컨시어지 마케팅'이라는 용어로 시행되고 있다. '차세대 경제학(Next Economy)'의 저자 엘리엇 에텐버그가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특급호텔에 가면 컨시어지가 있어 호텔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이른바 전문지식을 가진 최고급 가이드인 셈이다. 컨시어지는 본래 '관리인' '안내인'을 뜻하는데 요즈음은 '고객의 요구에 맞추어 모든 것을 일괄적으로 처리해주는 가이드'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모든 일을 내가 할 수는 없다. 모든 일을 내가 결정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골치 아픈 문제가 있는가. 가이드를 고용하라.유능한 사람은 전문가를 활용한다. 독불장군은 미래가 없다. 꿈꾸는 자에게는 꿈 동역자가 필요하다. 항상 혼자 가지 말라.그 분야에 정통한 사람의 자문을 받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