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신년연설에서 협상개시를 언급한데다 최대 걸림돌인 스크린쿼터(국산영화 의무상영 제도) 축소문제도 양국간에 상당한 진전이 있는 것으로 전해져 기대를 갖게 한다. 사실 스크린쿼터 축소에 관한 합의만 이뤄진다면 한·미FTA 체결에는 더이상 장애물이 없다고 봐도 과언(過言)이 아니다. 또 다른 중대 걸림돌이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문제도 얼마전 타결된 까닭에 미국이 제시했던 전제 조건은 모두 충족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한·미FTA가 얼마나 중요한 지는 굳이 강조할 필요도 없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협상이 타결(妥結)되면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99% 증가하고 일자리도 10만개 이상 늘어난다고 추정하고 있을 정도다. 따라서 협상타결을 위해선 약간의 양보는 불가피하다고 본다. 게다가 스크린쿼터를 축소하더라도 영화산업 발전에 큰 지장이 초래된다고는 보기 어렵다. 국산영화의 시장점유율은 60%에 육박해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국 영화를 제압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화계는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는 보장이 없다며 영화산업 위축(萎縮)을 우려하고 있으나 이 문제는 국산영화 품질 제고를 통해 풀어야 할 일이지 시장할당으로 될 일은 아니다. 더구나 스크린쿼터 때문에 다른 상품이 더 많은 수입규제를 받는다면 이 또한 바람직한 결과는 아닐 것이다. 따라서 영화계도 국익을 생각하는 대승적 차원에서 스크린쿼터 축소를 좀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정부도 금융지원을 비롯한 각종 영화산업 진흥대책을 마련해 업계를 적극 지원해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