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봉 < 산업연구원 원장 > 새해는 누구에게나 새로운 희망으로 다가온다. 지난해 초에 우리 경제는 주식시장의 활황과 더불어 성급한 기대감으로 출발했으나 올해는 섣부른 희망보다는 조심스러운 확신으로 시작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여기저기서 경기회복의 청신호가 늘어나고 있고 경제지표의 회복세가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아직은 경기회복의 기운이 경제전반에 고루 스며들지는 않고 있지만 실물경제의 흐름으로 볼 때 이제는 비관론을 서서히 떨쳐버려도 될 것 같다. 그동안 소비의 발목을 잡고 있던 가계부채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고 부동산 가격이 안정세를 찾아가면서 개인과 가계는 소비할 여유가 생겨나고 있다. 우리 경제를 든든하게 뒷받침해 오고 있는 수출도 계속 호조세를 보이고 있고 세계경제도 건실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경기회복이 본격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투자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투자회복의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지난해 11월 중 설비투자추계는 6.9%의 높은 증가율을 보여주었다. 2006년의 우리 경제가 당면한 과제는 최근 세계경제의 패러다임 전환에 맞춰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더욱 노력하는 것이다. 첫째,경제 활력의 제고와 성장잠재력의 확충이 필요하다. 우리 경제는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의 투입에 의한 양적인 성장은 한계에 다다른 반면,기술과 혁신을 통한 질적인 성장은 아직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오랜 기간 자본축적으로 자본의 한계생산성이 계속 낮아지고,인구의 고령화 추세와 출산율 하락으로 생산가능인구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연구개발투자 및 효율성을 증대하고 인적자원을 개발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둘째,부품ㆍ소재와 지식서비스산업을 육성해 산업구조를 선진화하고 고부가가치화해야 한다. 중국이 빠른 속도로 경제ㆍ산업발전을 해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를 추격해오고 FTA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종 완제품분야에서는 우리 산업의 경쟁력이 점차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부품ㆍ소재산업의 육성을 통해 제조업의 활력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최근 무역규모의 확대에 따라 우리 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국내 설비투자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정이다. 따라서 서비스산업,특히 고부가가치 지식서비스산업의 발전을 통해 국내 투자와 고용의 증대를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외환위기 이후 심화되고 있는 경제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대ㆍ중소기업 상생 협력 및 제조업간,제조업-서비스산업 간의 연계를 강화하고 혁신형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이와 함께 사회ㆍ문화ㆍ공공부문의 사회적 일자리 확대를 통해 고용 확대 및 사회적 서비스 확충을 달성해야 한다. 넷째,경제의 세계화 추세에 부응해 국내 시장을 능동적으로 개방하고 외국인 직접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며 우리 기업의 해외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 또한 글로벌 네트워크 및 글로벌 소싱의 확대를 통해 무역을 증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국내 제도를 국제 규범에 맞게 고치며 FTA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합리적 경쟁시스템의 도입 및 기업 활동과 관련된 불합리한 규제의 개혁을 통해 시장 투명성을 제고하고 기업경쟁력을 향상시키는 한편 경쟁적 시장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