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12일 유력한 '포스트 고이즈미' 후보이자 대표적인 강경파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에게 내년 자민당 총재선거에 출마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방문지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수행기자들과 만나 내년 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 아베 관방장관을 내보내지 말고 차차기를 노려야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기회는 그렇게 (자주) 오지 않는다. 기회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이다"라며 "준비가 안된 사람은 잡을 수 없다. 어려움에 직면해서 도망치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고이즈미 총리의 언급은 "아베는 아껴두고 싶다. 거칠게 다뤄 두들겨 맞도록 하는 일은 하지 않는게 좋다"며 아베 관방장관을 차차기 총재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보호하자는 아베 관방장관이 속한 모리(森)파 회장인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일본 총리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특히 고이즈미 총리가 '포스트 고이즈미'를 놓고 특정 후보의 출마를 독려한 것은 처음이어서 '후계자는 아베'에 무게를 두고 있는 속내를 선명히 드러낸 것으로 마이니치(每日)신문은 풀이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총재선거에 앞서 예비선거를 치르자는 제안에는 "예비선거가 어떤 것인지 모른다"며 "어떻든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없는 사람이 나올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언급 역시 '포스트 고이즈미' 가운데 국민의 인기가 가장 높은 아베 관방장관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어 고이즈미 총리는 "나도 누군가를 응원할 것이며 한 표를 행사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고이즈미 총리는 제1야당인 민주당과의 연립론이 부상한데 대해 "(내년 9월은) 자민당 총재선거과 민주당의 대표 선거가 같은 시기에 겹친다"며 "정계개편은 어떤 계기로, 어떻게 되더라도 이상하지 않다"며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이에 대해 아베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이즈미 개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직무에 전념해야만 한다"는 원칙론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일본 언론은 자민당 안에서 "고이즈미 총리가 아베 관방장관을 차기총재로 밀기로 마음먹었다"는 분석이 유력하게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