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투적 구성과 전개는 이제 식상해요" "한국 드라마에서 키스신이 나오면 카메라가 연기자들의 주위를 돌 것으로 예상되죠." "한국에서는 시청률이 낮다고 조기종영하는 관행이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드라마를 분석하는 일본 시청자들의 눈도 역시 높아졌다. 일본 후쿠시마현에서 한국 문화에 관심이 있는 시민의 모임인 '후쿠시마 한국어ㆍ한국문화 네트워크'의 회원들은 한국 언론인과 함께 한 포럼에서 한국 드라마에 대한 열정적인 애정을 과시했지만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후쿠시마현 가와마타시 교육위원회 위원으로 일하고 있는 다카하시 유미코 회원은 한국 드라마의 우수한 점으로 ▲시나리오 구성이 확실하며 ▲연기력이 뛰어나고 ▲대사가 아름답고 ▲배경음악이 화면과 잘 어울린다는 점을 꼽았다. 다만 그는 한국 드라마의 문제점으로 "표현방식이 상투적이기 때문에 배우의 눈이 어떻게 움직일지, 주인공이 어디서 등장할지 등을 미리 짐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세트가 패턴화되고 있어 굉장히 호화로운 집은 모두 같은 방식의 거실과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어 '또 저런 식이야'라는 반응을 일으킨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그는 "줄거리의 앞뒤가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도중에 시나리오가 변한 것을 알게 되거나 최종회에 납득할 수 없는 결말로 끝내는 경우도 이따금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일본 민영방송에서 한국 드라마가 사라져가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며 "한국 드라마 가격이 급격히 올라 수입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적이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회원들은 "한국을 알게 된 것은 '겨울연가'를 통해서였지만 한국 문화와 사회에 대해 알고 싶어져 '영웅시대'를 즐겨봤는데 조기종영해서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또 고등학생 회원들은 "한국 드라마는 항상 돈 많은 남자와 가난한 여자가 만나서 사랑을 이루는 해피 엔딩이 많다"며 "청소년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내용은 부와 출세만을 강조하고 있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부와 높은 지위 등 결과를 추구하는 것보다 살아가는 과정에서 친구 등과 협력해 어려움을 이겨내는 등 공동의식이나 협력을 강조하는 내용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한 주부 회원은 "한국 드라마는 주인공이 병에 걸려 죽는다는 이야기 구조가 많다"는 견해도 제기했다. 이밖에 한국 드라마 채널인 KNTV를 보기 위해 유료 위성방송인 스카이퍼펙TV에 가입했다는 회원들도 많았다. 직접 한국의 방송사 홈페이지를 통해 VOD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회원도 있었으며 이들은 방송사 홈페이지의 외국인 회원 가입 절차를 개선해달라고 주문했다. (후쿠시마=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justdu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