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INB100, 한경DB
사진=INB100, 한경DB
개인 활동을 위한 회사를 설립했던 그룹 엑소 백현이 MC몽의 품에 안기게 되면서 K팝 팬들 사이에서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앞서 백현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의 분쟁 과정에서 가수 MC몽과의 관련성이 언급되자 이를 부인했는데, 결국 한 가족이 된 결말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원헌드레드는 최근 백현이 설립한 회사 INB100을 자회사로 편입했다고 밝혔다.

백현은 SM과의 분쟁 끝에 첸백시(첸, 백현, 시우민)가 개인 활동을 별도로 진행할 수 있게 되자 INB100 설립을 공식화하고 개인 활동에 나섰다. 전속계약이 유효한 상태에서 개인 활동을 외부에서 가능하게 한 SM의 결단은 당시 업계에서도 큰 화제가 됐던 바다. 이후 백현은 자기 회사를 통해 팬 미팅을 개최하는가 하면,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공식 개막전에서 애국가를 부르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탄탄한 인프라를 필요로 하고, 회사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자본력이 있는 회사에 편입되는 게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지만 백현의 사례는 특히 주목받고 있다. 원헌드레드가 MC몽과 차가원 피아크 그룹 회장이 공동 투자해 설립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SM은 첸백시와 분쟁 당시 아티스트를 유인하는 배후 세력이 있다며 MC몽이 설립한 빅플래닛메이드를 지목했던 바다. 빅플래닛메이드는 과거 MC몽이 사내이사로 몸담았던 회사로, 현재는 원헌드레드의 자회사다.

당시 MC몽과 백현 모두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던 바다. 백현은 제작자의 길을 걷고 싶었지만 실무를 너무 몰라 절친한 사이인 MC몽, 차 회장으로부터 조언을 구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차 회장이 시공한 고급빌라에 입주하고, 이 빌라를 담보로 100억여원 대의 대출까지 받은 것도 모두 '친분' 그리고 '개인 회사 운영의 꿈' 때문이라고 했다.

MC몽 측도 "음악계 선후배로서 백현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을 뿐이며, 개인적인 친분을 이용해 해당 아티스트를 영입하려는 어떠한 행동도 한 바 없다. 평범한 교류의 일환으로 만난 자리에서 회사 문제로 힘겨워하는 후배를 위로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사진=빅플래닛메이드엔터, INB100, 밀리언마켓
사진=빅플래닛메이드엔터, INB100, 밀리언마켓
하지만 결과적으로 MC몽과 차 회장이 첸백시를 품게 되면서 앞선 항변의 진정성이 의심받게 됐다. 원헌드레드는 보도자료에 직접 "빅플래닛메이드엔터와 INB100이 한 식구가 됐다"고 명시하는가 하면 "빅플래닛메이드엔터가 막강한 IP를 추가하게 됐다"면서 백현, 시우민, 첸 이름 앞에 작은따옴표를 달아 '엑소'라고 강조했다.

팬덤 플랫폼 위버스 역시 세 사람의 합류 소식을 전하며 '엑소', '첸백시(CBX)' 등의 이름을 사용했다. 전속계약 하에 엑소와 관련한 그룹 활동은 SM에서 진행해야 하는 상황. 여전히 팀 엑소를 응원하는 팬 입장에서는 충분히 혼란스러울 수 있는 대목이다.

기존에 없었던 일이라 더더욱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연예계 탬퍼링 문제와도 맞닿아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비슷한 사례가 추가로 나올 수도 있어 회사와 아티스트 간 신뢰가 강조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따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탬퍼링(사전 접촉)은 기준이 모호하고, 피해 입증도 어렵다. 단순히 친분이 있어 만나는 걸 수도 있고, 반대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화가 오갔다고 하더라도 녹취 등의 증거가 없으면 입증이 불가하다"면서 "결국 신뢰의 문제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계약 건은 실무진 선에서는 구체적인 내용조차 알 수 없는 아주 예민한 범주에 속한다. 서로 조심하는 이유도, 신뢰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했다. 아울러 "여러 곳에서 IP를 활용할 경우 가치가 충돌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원헌드레드 측은 18일 오후 한경닷컴에 "INB100과 최근 한 식구가 된 것은 양측의 니즈가 맞아 떨어지면서 진행됐다. INB100은 회사를 운영하며 보다 전문화된 고급 인프라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이를 원헌드레드의 자회사인 빅플래닛메이드에서 해결할 수 있게 됐고, 원헌드레드는 INB100의 막강 IP를 추가하게 됐다"고 전해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