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아! 아빠가 가버렸다" 故 이수일 국정원 전 차장의 장남인 주학(33)씨가 뒤늦게 빈소를 찾아 어머니 박정란(57)씨, 동생 주용(31)씨와 눈물로 해후했다. 미국 워싱턴 D.C.에서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이씨는 22일 오후 이 전 차장의 빈소가 마련된 호남대학교 복지관을 찾았다. 이씨가 들어서자 박씨는 한 걸음에 달려가 "내 아들아!"라고 외치며 이씨를 끌어안고 오열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첫 만남이었다. 박씨는 큰 아들을 껴안은 채 이 전 차장의 영정 앞으로 가면서 "매일 매일 통화했잖아요. 하루라도 빠진적 있었어요? 아들보고 싶다고, 손자보고 싶다고 매일 말했잖아요"라며 흐느껴 장내를 숙연케 했다. 이씨는 어머니를 안정시킨 뒤 동생과 함께 아버지의 영정 앞에서 절했으며 장례위원들의 손을 일일이 잡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씨는 "너무 놀랍고 믿어지지 않는 일"이라며 "아버지는 매일 전화를 걸어 며느리와 2살배기 손자의 안부를 묻곤 했다"고 회고했다. 이씨는 또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5-7일전 마지막 통화를 했고 이 때도 안부 외의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며 "'괜찮냐'고 물으면 아버지는 그 때마다 '잘 있으니 걱정 말라'고 안심시키고 1-2분간 통화를 끝냈다"고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이씨 형제와 박씨는 곧바로 이 전 차장의 시신이 안치된 광주 한국병원으로 옮겨 입관한 뒤 빈소로 돌아와 조문객을 맞았다.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sangwon7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