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차 6자회담이 9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개막식을 갖고 지난 4차 회담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한 로드맵 마련에 들어갔다. 각국은 11일까지 3일간 일정으로 진행되는 이번 5차 1단계 회의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회담 운영방안과 함께 1단계 조치에 대한 합의를 시도할 예정이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관련국들 간 행동과 신뢰가 선순환되는 방향으로 회담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해 북·미 상호 간 신뢰구축을 위한 첫 조치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북핵 폐기는 단계적으로 개막식에서 의장국인 중국의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은 회담 운영과 관련,단계별 진행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각 참가국이 큰 틀의 계획을 정한 뒤 전문가 회의를 구성,세부적인 실행방안을 논의하는 방식이다. 우리측을 포함,다른 참가국도 이에 대해 별다른 이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전문가 회의는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주제별 실행 프로그램을 마련,6자 수석대표회의에서 이를 추인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회의는 △한반도 비핵화 △관계정상화 △대북지원 등 3개 그룹으로 운영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은 참가국별 이행계획의 우선 순위에 맞춰 행동단계별 좌표를 설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북한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핵프로그램 중단에 이은 핵무기 생산포기,핵무기비확산조약(NPT)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로의 복귀 등 단계적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음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간 상호 신뢰조치 필요 북한과 미국은 이날 오후 첫 양자협의를 갖고 공동성명 이행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양측은 북핵폐기에 따른 관계정상화 및 경수로를 포함한 대북 지원을 위한 상호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이와 관련,"북한이 먼저 핵폐기를 실현할 필요가 있고 핵무기비확산조약(NPT) 복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를 이행한다면 적절한 시기에 경수로 제공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은 이에 대해 대북 적대정책 포기에 대한 미국측의 분명한 태도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