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IT(정보기술)주가 연말 증시에서 주도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코스피(KOSPI) 지수가 전고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사이 이미 은행 IT업종 지수는 고점을 경신한 상태다.


증권사들도 이들 두 업종에 러브 콜을 쏟아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적 호전 △경기 회복 기대감 △양호한 수급 구조 등의 닮은꼴을 배경으로 IT와 은행주가 4분기 스타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이 같은 기대감을 반영, 최근 외국인들의 매수세도 이들 두 업종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 전체에 대해 최근 이틀째 순매도하고 있으나 IT 업종에 대해선 7일 연속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으며 은행주는 이틀째 매수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9일에도 은행업종 지수와 IT 지수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강보합을 유지했다.


특히 국민은행 외환은행 등 은행주들은 전날에 이어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은행업종 4분기에도 '깜짝 실적' 기대


은행주 강세 배경에는 무엇보다 실적 호전이 뒷받침되고 있다.


UBS증권은 이날 은행주가 2,3분기 연속 이어진 강한 실적 모멘텀을 바탕으로 아시아지역 최대 유망주로 주목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4분기 이후에도 수익성 개선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은행업종 내 7개 은행의 순이익은 4분기에 1조633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50.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재성 삼성증권 금융팀장은 "은행 업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4분기에 17∼18%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3배 수준으로 외국 은행들에 비해 30%가량 할인받고 있어 중·장기 상승 기조가 살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내수경기 회복 가시화 등도 은행주의 장기 상승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경기회복 기대감 '솔솔'


IT주는 최근 D램 가격 조정과 내년 초 과잉 공급 우려로 지난달까지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상태였다.


그러나 반도체 출하량이 호조세로 돌아선 데다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 가격이 강세로 돌아서면서 이 같은 우려가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이후 부진했던 세계 반도체 출하량은 지난 9월 전년동기 대비 17.3% 증가하는 등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또 D램 가격 약세와 달리 NAND 플래시 가격은 급상승세로 반전됐다.


디지털카메라와 MP3플레이어 등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공급부족 현상까지 빚어지는 양상이다.


민후식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NAND 플래시에 대한 평가가 그동안 D램 가격 우려감에 가려져 왔다"며 "NAND 플래시 메모리 생산량 비중이 삼성전자 50% 이상,하이닉스가 30% 중반 수준일 정도로 압도적인 만큼 NAND 플래시 가격 움직임이 오히려 향후 반도체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반도체 업종 실적은 지난 2분기를 바닥으로 3분기에 소폭 회복된 데 이어 4분기에는 뚜렷한 실적 개선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