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富)는 시간의 함수다.


하루 담뱃값만 모아도 50년 후엔 20억원의 거액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부족함이 있다.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탓이다.


ROI(Return on Investment)도 중요하지만 ROTI(Return on Time Invested), 즉 '투자시간 대비 수익'도 중요한 것이다.


이제 속도전으로 들어가 보자.재테크의 속도를 높여 주는 수단은 레버리지(Leverage·지렛대의 원리)다.


레버리지란 융자나 신용을 통해 타인의 자본을 지렛대로 삼아 자기자본의 수익률을 높이는 기법으로 적은 자기자본으로 큰 투자에 나설 때 유효하다.


예를 들어 보자.A씨는 수년 전 전세를 끼고 1억5000만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했다.


전셋값이 1억원(매매가 대비 전세비율 67%)이기 때문에 5000만원만 있으면 살 수 있었다.


3년 후 이 아파트의 시세가 1억7500만원으로 올랐다.


A씨는 5000만원을 투자해 원금을 빼고 2500만원을 손에 쥔 셈이다.


그가 올린 수익률은 50%다.


A씨와 달리 B씨는 자신의 돈으로 투자에 나섰다.


똑같이 산 아파트는 3년 뒤 똑같은 가격으로 올랐다.


하지만 B씨의 수익률은 17%에 그쳤다.


1억5000만원을 투자해 2500만원의 수익을 거뒀기 때문이다.


지렛대가 길수록(타인자본을 많이 쓸수록) 효과는 배가된다.


아파트 담보대출 등 융자를 받아 부동산을 구입하거나 주식시장에서 신용을 쓰는 경우가 모두 레버리지에 해당한다.


실제로 많은 부자들이 레버리지를 효과적으로 활용,단기간에 큰 부를 축적했다.


하지만 레버리지는 양날의 칼이다.


위의 예를 다시 살펴 보자.만일 3년 후 아파트 가격이 1억7500만원이 아니라 1억2500만원으로 꼬꾸라진 경우를 가정해 보자.자신의 돈만으로 투자한 B씨의 손실률은 17%에 그친 반면 전세를 끼고 산 A씨의 손실률은 50%에 달한다.


소위 '역(逆)레버리지 효과'다.


레버리지는 잘 쓰면 약이 되지만 못 쓰면 독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