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최측근인 최용묵 현대 경영전략팀 사장이 27일 사퇴했다. 최 사장은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에 대한 내부감사를 주도한 인물이다. 현대그룹은 최 사장이 내부 감사보고서 문건유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이날 오전 사의를 표명했으며 현 회장이 사표를 수리, 사퇴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현대아산 감사의 본질은 경영의 투명성과 합리적인 시스템 구축을 위한 것이었는데 문건이 외부로 유출되면서 남북협력기금 유용의혹 파문 등 본의아니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면서 "내부감사를 총괄해온 책임자로서 경영정보 관리소홀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현 회장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 회장은 "어려울 때마다 묵묵히 도와주셔서 늘 감사했는데 경영전략팀 사장직에서 물러나더라도 그룹의 전문경영인으로서 항상 큰 힘이 돼달라"고 당부했다고 현대그룹은 전했다. 현대그룹 경영전략팀 사장과 현대엘리베이터 사장을 겸직해온 최 사장은 앞으로 현대엘리베이터 사장직만 수행하게 된다. 현대그룹은 최 사장의 사퇴를 계기로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계열사 공통업무와 구조조정 업무를 담당해온 그룹 경영전략팀을 해체하고 회장 비서실 기능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최 사장의 사임에 대해 최근 북한이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현 회장에게 측근그룹의 청산을 요구한 데 따른 조치가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최 사장의 사퇴를 계기로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남북경협사업이 하루빨리 정상화되길 기대한다"면서도 "최 사장의 사퇴가 북측의 `측근청산' 요구에 따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