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 후 시중은행들이 예금 금리와 대출금리를 덩달아 올리고 있다.


금리인상은 예금고객에게 반가운 일이다.


이자가 불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출 고객의 이자부담은 늘어난다.


특히 이번 한은의 콜금리 인상이 시장금리의 추가적인 상승으로 이어지면 변동금리부 대출을 쓰고 있는 고객의 이자비용은 점점 커지게 된다.



다행히 그동안 가파른 상승커브를 그리던 시장금리는 지난주 중반 이후 주춤한 양상이다.


한은이 콜금리를 추가로 인상할지 불투명한 데다 향후 경기회복도 여전히 불확실한 데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콜금리 인상으로 지난 수년 동안 지속된 금리 하락세가 멈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금리가 곧바로 급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예상한다.


당분간 금리가 보합 내지 점진적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따라서 재테크 전문가들은 "콜금리 인상이 재테크 전략을 크게 수정해야 할 만큼 중요한 변수는 아니다"며 "펀드 등 투자상품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계속 유지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때마침 지난주 후반 주식시장은 3일 연속 큰 폭의 조정을 기록,주식비중을 확대할 기회를 주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11일 1244를 기록한 뒤 사흘째 떨어지면서 지난 주말 1190으로 마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급등에 따른 경계 및 차익매물,외국인 매도세가 겹치면서 주가가 조정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추세적인 상승 트렌드가 꺾인 것은 아니란 설명이다.


손동식 미래에셋 자산운용 상무는 "적립식펀드 등 탄탄한 국내 수급 기반과 향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을 고려하면 최근 주가하락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예금은 느긋하게


은행에 예금하려는 사람은 느긋하게 움직여도 좋을 듯 하다.


시중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잇따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17일부터 예금 및 적금 금리를 0.2~0.4%포인트씩 인상해 적용한다.


특히 우리,하나,기업,SC제일은행의 1년제 일반 정기예금 금리는 연 4.0%로 올라섰다.


한국씨티은행은 100만원 이상 가입하는 고객에게 연 4.5%를 지급한다.


한상언 신한은행 재테크팀장은 "은행 간 금리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예금금리가 더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새로 예금에 가입하려는 고객은 은행 간 금리경쟁을 느긋하게 지켜보며 고금리 상품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물론 가입금액이 1000만원이 넘는 고액일 경우 특판예금을 활용하면 더욱 좋다.


외환은행은 지수연동상품과 동시에 가입할 경우 연 5.0%를 지급하는 정기예금을 오는 28일까지 판매한다.


기업은행도 비슷한 상품구조인 연리 4.8%의 정기예금을 판매 중이다.


농협은 2000만원 이상 가입하는 개인 고객에게 연 4.5%의 이자를 제공하고 있다.


회전식 정기예금도 고려할 만하다.


회전식 정기예금이란 예금금리가 시장금리에 따라 일정 기간마다 바뀌는 금리변동형 예금이다.


우리은행이 지난 6월 선보인 '오렌지 정기예금'은 3개월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기준으로 금리를 정해 놓고 3개월마다 금리가 바뀐다.


◆대출은 변동금리가 유리


금리상승기에는 변동금리 대출보다 고정금리 대출을 받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는 고정금리 대출이 오히려 불리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향후 금리 상승폭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강우신 기업은행 분당파크뷰지점 PB팀장은 "현재 고정금리 대출이 변동금리에 비해 1%포인트 이상 비싼 점을 감안하면 신규대출 고객을 기준으로 1년마다 시장금리가 1%포인트 이상 올라야 고정금리 대출이 유리해진다"고 설명했다.


가령 1억원(만기 3년)을 3개월 변동금리(연 5.5%)와 고정금리(연 6.5%)로 각각 대출받고,CD금리가 앞으로 매년 1%포인트씩 오른다고 가정하자.변동금리 대출 고객은 첫해 550만원,둘째 해 650만원,셋째 해 750만원 등 3년간 총 1950만원의 이자를 내게 된다.


이는 고정금리 대출 고객이 3년간 내는 이자 1950만원(650만원×3)과 같다.


따라서 고정금리 대출이 유리하려면 앞으로 1년에 금리가 1%포인트 이상씩 올라야 한다는 설명이다.


강우신 팀장은 "2년 뒤 콜금리가 현행 연 3.50%에서 연 5.50% 이상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극히 드물다"면서 "금리인상기라고 무턱대고 고정금리를 선택하면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펀드비중 확대는 지속


전문가들은 최근 금리상승과 관계없이 투자상품의 비중을 꾸준히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금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하더라도 물가상승률과 세금을 제외하고 실제로 손에 쥐는 실질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건홍 한국씨티은행 압구정골드지점장은 "이번 콜금리 인상으로 개인들의 재테크 환경이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며 "예금 등 확정금리형 상품 위주에서 주식형 펀드 등 투자상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홍승범 하나은행 매봉지점 PB팀장은 "전체 투자금액의 70%를 펀드에 투자하고 나머지 30%는 예금 및 단기상품으로 굴리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그는 "펀드상품도 배당주펀드,블루칩펀드,해외펀드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리스크를 적절히 분산하라"고 덧붙였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