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이 최근 출시된 애플의 MP3 플레이어 `아이팟 나노'에 낸드 플래시를 헐값에 공급했다는 관측이 계속 나돌면서 논란이 증폭되는 가운데 회사측이 이를 일축하고 나서 눈길을 모으고 있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사장은 28일 "(애플에 대한 공급 가격과 관련) 어떤 부분에서도 불공정한 부분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의 한 고위관계자는 "애플 `아이팟 나노'에 주력으로 공급하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는 MLC 제품으로 기존 낸드 플래시에 비해 생산력 향상으로 원가 자체가 30∼40% 저렴하다"며 "현재 MLC를 공급받는 수요처가 애플 밖에 없기 때문에 표면적인 가격차가 커 보이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MLC는 기존의 SLC와 달리 셀 하나에 데이터가 두개 이상 저장되는 기술로 이에 따라 원가 절감 및 생산성 향상 효과가 높으며 삼성전자는 올해 6월부터 MLC 양산에 들어갔다. 삼성전자의 저가공급으로 애플의 `아이팟 나노'가 저렴한 가격에 책정, 중소 MP3 업계가 고사위기에 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황 사장은 "MLC와 4기가급에 대해 현재 애플밖에 수요처가 없는 것 뿐이며 향후 어느 업체라도 수요가 있다면 공급할 것"이라고 전했다. 황사장은 이어 "다만 시장 창출을 주도하고 있는 곳이 일정부분 이니셔티브를 쥘 수 밖에 없는 측면은 부인할 수 없다"며 "100개를 공급받는 곳과 1개를 공급받는 곳이 같을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모든 수요자를 100% 만족하면서 시장을 가져가기는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애플과의 `공조'가 자칫 삼성전자 MP3 사업부의 위축과 중소 MP3 업계의 어려움을 심화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자고나면 새로운 시장이 열릴 정도로 낸드플래시 시장이 무궁무진하게 뻗어가고 있는 가운데 세계 일류기업들의 세트제품을 시장에 제때 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반도체의 소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낸드 플래시는 노키아, 모토로라, 일본의 3G전화 등 휴대전화, 소니, 파나소닉 등 TV, MS의 X박스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게임기 등 전세계 리더 제품에 들어가고 있다"며 "각 세트제품별로 리더들과 새로운 시장을 열어가는데 있어 단순히 자사냐, 타사냐를 구분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앞서 이달 7일(현지시간) 나온 애플의 플래시 메모리형 MP3 플레이어 `아이팟 나노'가 빅히트 예감을 보이면서 이 제품에 낸드 플래시를 공급하는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도 `대박'을 터뜨리게 됐지만 저가 공급 의혹이 시장에서 끊이지 않았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