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 부동산대책' 발표 한 달째를 맞으면서 용인 등 올 들어 집값이 급등한 수도권의 중·대형 아파트 가격이 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구리 남양주 등 수도권 외곽 지역의 중·대형 아파트 가격은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 오히려 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중·대형 호가가 뛰는 등 정반대 현상도 나타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매수세가 뚝 끊긴 상황에서 '배짱' 호가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실수요자 중심 시장에서 집값 조정기에 주로 나타나는 갈아타기 수요가 수도권 지역의 중·대형 아파트 가격을 지탱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27일 일선 중개업계에 따르면 구리시 토평지구 내 금호아파트 51평형 가격은 6억원대로 7월 이전 가격과 같은 수준이다. 인근 삼성래미안 51평형도 올 초보다 2000만~3000만원 오른 6억원대에서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토평동 M공인 관계자는 "주변 교문지구 등 20~30평형대 아파트 가격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역 내 갈아타기 수요로 중·대형 아파트 가격은 꾸준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거래도 띄엄띄엄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남양주시 와부읍 덕소리 두산위브 68평형 가격도 한강 조망이 가능한 로열층이 8억2000만원으로 평당 1200만원 수준을 고수하고 있다. 53평형의 매매 호가도 6억2000만원으로 변화가 없다. 단지 내 G공인 관계자는 "주민들 사이에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만 있을 뿐 실제 집값은 전혀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수원시 영통지구 일부 중·대형 아파트 단지에선 오히려 호가가 오르고 있다. 영통지구 7단지 현대아파트 50평형 매매 호가는 6억5000만원으로 최근 두달 사이 3000만원 올랐다. 영통지구 내 20평형대 소형 아파트 가격이 같은 기간 1000만원 정도 하락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S공인 관계자는 "매수세가 없는 상황에서 호가를 올려놔야 나중에 가격 조정이 이뤄져도 지금의 집값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매도자들이 가격을 높여 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시장 움직임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도권 외곽 지역의 중·대형 아파트는 분당 용인과 달리 그동안 오름세가 크지 않아 가격 조정폭이 미미할 뿐만 아니라 꾸준한 실수요로 가격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시장 조정기에 많이 나타나는 평형 넓히기 이사 수요로 수도권 외곽의 중·대형 아파트 가격 움직임이 전체 시장 흐름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