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3일 허리케인 카트리나 늑장대응 논란과 관련,"연방정부가 카트리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책임은 대통령인 내가 지겠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과 합동 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카트리나 참사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응 능력에 심각하고도 광범위한 문제점이 노출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어떤 사안에서든 공개적으로 자신의 잘못을 시인한 적이 없는 부시 대통령이 처음으로 자신의 책임을 인정한 것은 그만큼 국민 여론이 부정적이라는 것을 인식한 때문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부시는 이어 "지금 제기되고 있는 비판을 방어하기 보다는 살고자 몸부림치는 피해 주민들을 지키는 데 주안점을 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에 앞서 마이클 브라운의 사퇴로 공석이 된 연방재난관리청장에 데이비드 폴리슨 소방청장을 임명,카트리나 재해 처리를 맡도록 했다. 이는 부시가 여간해서는 단행하지 않는 경질성 인사여서 관심을 모았다. 폴리슨 청장은 1971년 소방관에 투신해 30여년간 화재 진압과 재난구조의 외길을 걸어온 인물이다. '인턴' 수준의 재난관리 경험밖에 없다는 비난 속에 사임한 마이클 브라운 전 청장과는 대조적인 경력을 갖고 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